9788960971783 규장
[10%할인+5%적립] 흘려보낸 그 하나
(저자) 배정희
규장 · 2010-09-13   144*212 ·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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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함께 모두 지나가고 떠나가니
내가 붙잡고 살아야 할 것은
마치 그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들을 매만지고
가슴속에서 떨쳐버릴 수 없는 사실과
새롭게 느끼는 회포를 다듬어 적었다

어언 세월이 흘러
벌써 열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감회가 깊어 가슴으로 감동이 차오른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도
나의 온 마음과 있는 힘을 다해
삶의 가지가지를 글로 남길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 • 평생 함께 사는 사람의 덧글
아내의 열두 번째 시집에 붙여


해마다 늦봄과 늦가을이 되면, 아내와 나는 단둘이서 함께 가는 곳이 있다. 내 어머니와 아내의 부모님을 인접한 곳에 모신 서울공원묘원이다. 우리는 먼저 어머니 산소로 올라간다. 묘소를 손질하고 잡초를 뽑아내며, 산소주변을 울창하게 장식하고 있는 향나무들을 손질한 다음, 나는 어머니를 위해 아내와 함께 머리 숙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즉시 아내의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향한다. 나는 새벽마다 4-6킬로미터를 걷고 있기에 웬만큼 높은 곳은 숨을 헐떡이지 않고 오르는 데 비하여, 아내는 해가 갈수록 힘들어 한다. 이러다가 몇 년 더 지나면, 아내는 부모님 산소에 찾아가기가 힘들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역시 빙장 빙모를 합장한 산소에 가도, 묘소 주변 손질과 잡초 제하기부터 한다. 아내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부모님이 계신 고향집에 내려가지 못하다가 어느 해 큰맘 먹고 갔다고 한다. 귀경에 앞서 가정예배를 드릴 때 예배를 인도하신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곧 돌아가실 것을 예감하셨던 것일까, 그 많은 찬송가 중에서 하필이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를 함께 불렀단다. 산소 뜨락 풀밭에 앉아 아버지를 기리는 맘으로 아내는 찬송가부터 조용히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훈계로써 인도하며 도와주시기를 바라네

(후렴)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예수 앞에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그때까지 계심 바라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간 데마다 보호하며 양식 주시기를 바라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위태한 일 면케 하고 품어주시기를 바라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사망 권세 이기도록 지켜주시기를 바라네

아버지와 함께 불렀던 기억과 그리움으로 아내의 눈물이 상기된 얼굴을 적신다. 이어서 어머니가 평소에 즐겨 부르시던 찬송가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부르고, 자신이 여학교 시절 친구 집에서 들려오는 풍금 소리에 이끌리어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찬송가 <예수 나를 오라 하네>를 소리 높여 부른다.

예수 나를 오라 하네 예수 나를 오라 하네
어디든지 주를 따라 주와 같이 같이 가려네

(후렴)
주의 인도하심 따라 주의 인도하심 따라
어디든지 주를 따라 주와 같이 같이 가려네

겟세마네 동산까지 주와 함께 가려네
피땀 흘린 동산까지 주와 함께 함께 가려네

심판하실 자리까지 주와 함께 가려 하네
심판하실 자리까지 주와 함께 함께 가려네

주가 크신 은혜 내려 나를 항상 돌아보고
많은 영광 보여주며 나와 함께 함께 가시네

이쯤 되면 아내의 하이소프라노 찬송으로 고요하던 묘원이 쩌렁쩌렁 울린다. 여중고, 대학 시절에 뵈었던 아버지 어머니 생각과 그리움에 더하여, 어언간 아내 역시 팔순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랴.
이건 아내와 나만의 일급비밀이지만 이참에 털어놓아야겠다. 아내는 일찍이 여고 교장선생님이 되리라는 꿈을 품고, 어려운 환경에서 아버지의 만류를 거역하면서 혼자 서울에 올라와 가정교사로 대학까지 나왔으며, 그 당시에 아주 귀했던 고등학교 정교사 자격증까지 따냈다. 그랬으면서도 간난한 집에 시집 와서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실은 첫아들을 낳은 후에도 대학원 진학 원서까지 받아놓고 끝내 체념하고 말았다.
이런 사람이니, 만년에 부모님의 산소에서 느끼는 심정이 얼마나 복잡하랴. <산속에서 찬송을>의 첫 스탠자만 읽어도 감이 온다.

하늘에서
들으시라고
소리를 높여
지극한 마음을 담아
올려보내고 있었다

한편, 나는 하늘이 좋아서 산소 잔디밭에 벌렁 누워 파란 창공을 바라본다. 아내의 찬송 속에 녹아 있는 그 온갖 슬픔, 아름, 인생무상 그리고 날마다 부지런히 시를 쓰는 심령과 부모님 사랑, 하나님 사랑의 지극한 마음을 읽으며, 그토록 억세고 부지런하게, 올곧고 경건하게, 헌신적인 자녀사랑으로 살아온 아내가 오늘따라 더 안쓰럽고 미안하게, 고맙고 정겹게, 천진스럽게 느껴져 묵묵히 하늘을 향해 살짝 미소 짓는 자신을 발견한다.

_ 2010년 9월 학 산

저자 및 역자 소개



시인 배정희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서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시집 《옥합을 열어》(1981년)를 시작으로
《풀꽃의 속삭임》(2008년)까지 11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문예사조사 신인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자유시인협회와 한국문예사조문인협회 회원이다.

목차

‧ 머리말 : 늘 다듬고 적으면서


1부 지금도 그 자리에서

지금도 그 자리에서
개나리꽃 길
혼자서
꽃길을 걸으면서
때가 되면 생각나는 것들
열매들
풀 속에 핀 꽃
산속에서 찬송을
행복하다는 것
숲 속에서
꿈나무 열매
그들과 함께
만남의 즐거움
네잎클로버 꽃
아름다운 손길
받으면서 주면서
여름 지나기
지나가 버린 일
감사의 향기
일기
벌레들의 합창
사진
선교사
열매를 바라보며
나누어 주고서



2부 생각을 접고

생각을 접고
동행
나무 그늘에서
드나들던 집
남은 일들
나름대로 하고 있다
낙엽을 밟으면서
감사를 드립니다
남아 있는 사실에
창고 문을 열어놓고
벗은 나무를 바라보며
또 다른 생각들
흐름과 함께
편지
간절한 마음을 드립니다
새해에
변화하는 모습들
복잡한 사람들
삶의 모습
찾으며 살아가는 은혜
새로운 축복
연습의 연속
잊을 수 없는 사실
다른 생각에 잠겨서
농사짓기



3부 살펴주셨음에

살펴주셨음에
고난주간에
개나리꽃을 보면서
고난을 묵상하며
부르심
활짝 핀 꽃
그 하나만 잡고
산소에 가면
보리를 보면서
흘려보낸 그 하나
풀 길을 걸으면서
오동나무 밑에 앉아서
나무 키우기
갈대 길
잊어버린 나무들
찾은 자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들
그 사실
생각의 정리
그 풍금 소리에
바라보고 있음이여
그 안에서 숲 속에서
휴가 즐기기
흐르는 물 옆에서



4부 어려운 모습들

어려운 모습들
초하루 모임에
기쁨을 나누면서
멀리 바라보면서
풀벌레 소리들
살아간다는 것
이사 온 뜰에서
달라진 모습들
나무 밑에 앉아서
연약한 모습들
그들의 모습들
낙엽 길
돌아보면서
잃어버린 것들
보내면서
아름다운 계절
줄을 묶으면서
길을 찾아 들면서
눈길
열어보니
새로운 발돋움
지나가 버린 모습들
비슷한 모습을 보면
설날에


‧ 평생 함께 사는 사람의 덧글 - 아내의 열두 번째 시집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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