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97897870 아르토스
십계명, 인류 보편의 기본법 (십계명의 형성 과정과 영향사)
(저자) 마티아스 쾨커트 / 이상원
아르토스 · 2026-01-15   148*208 ·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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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은 인류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한 주간의 리듬과 매주 하루의 쉼도 십계명에서 시작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근대 국가의 초석이 된 헌법과 법률 역시 십계명에 기초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십계명은 오랫동안 그늘에 있었고, 종교개혁 이후 루터를 통해 다시 세상에 드러났다. 《십계명, 인류 보편의 기본법》은 십계명이 어떻게 생겨났고, 십계명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더 나아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에 끼친 영향의 역사를 자세히 소개한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오늘날 그리스도교 최고의 문화유산인 십계명
십계명의 형성 과정과 영향을 끼친 역사들

■ 우리 문화유산으로서의 십계명

유대—그리스도교에서 전승된 것 중 오늘날 십계명만큼 서양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도 없다. 반면에 십계명에 담긴 금지와 의무가 억압적이라는 여겨 막역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십계명과 첨예하게 대립한 대표적인 세력은 국가사회주의자들이었다. 히틀러는 십계명을 인간의 가장 건강한 본능의 왜곡과 노예 주인의 채찍으로 받아들이며 십계명과 투쟁했다. 그러나 십계명에 대한 위협은 단지 소수 집단을 위한 특별한 도덕적 위기 그 이상의 문제다. 십계명은 정당하게 모든 시대 모든 장소에 타당한 보편적 도덕법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나치스는 그것을 알아챘고, 바로 그렇기에 십계명을 경멸했다.  십계명은 구약성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언급되지만, 고대 유대교에서조차 눈에 띄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신약성경에서는 선택적으로 인용되고, 정신사와 문화사에서는 중세 후기까지 오히려 그늘에 가려진다. 십계명은 마르틴 루터를 통해서야 비로소 서양에 널리 알려진다. 1592년 그의 “소교리문답”은 십계명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그 이후로 십계명은 그저 서양의 정신사와 문화사의 문서실에 보관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문화유산이 되었다. 

십계명의 본래 뜻과 의의
본문에서 저자는 십계명의 본래 의미를 추적한다. 우선, 이방신 금지와 우상 금지는 예부터 이어지는 유대교의 특징인데, 이로부터 고대 세계에서 유대교는 다른 모든 종교와 다르게 인식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고대 세계에서 유일신을 형상 없이 숭배하는 것은 신에 대한 철학적 표상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따라서 하나님에 의해 이방신 예배로부터 자유롭게 된 자는 이방신들에게 제의적인 경의를 표해서는 안 되며, 그들과 봉신으로서 충성 관계를 맺어서도 안 된다. 데칼로그의 첫 계명이 이방신들의 복수를 향하고 있는 반면에 둘째 계명은 숭배 형상의 제작을 금지한다. 안식일 계명은 매주 하나님의 휴식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 휴식은 창조의 완성으로서 세계에 깃들어 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은 성장기의 자녀들을 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 계명은 자녀들에게 적용되지만, 그들 자신이 부모이거나 적어도 부모가 될 자녀들에게 적용된다. 성인이 된 자녀들이 이 계명을 받는 대상이라는 것은 이 계명을 나이 든 세대를 기본 전통의 전달자로서 존경하라는 요구로 해석하기 어렵게 만든다.
살인 금지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죽음을 불러오는 모든 행위도 포함된다. 간음 금지는 불법적인 상속권자들로부터 가족을 보호한다. 이 금지는 도덕적 의미에서 결혼 생활의 신실함이 아니라 법적 안정을 목표로 한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은 다른 사람의 이동 가능한 재산 훔치기를 금지한다. 도둑질 금지는 목적어 없어 표현되는데, 목적어 없는 금지는 모든 도둑질로 확장됨으로써 사람의 납치 감금을 포함하게 된다.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금지는 본래 재판 절차에서 유래한다. “반대 증언”은 증인 출석을 가리키는 관용적 개념이다. 강조점은 진실을 사랑하는 개인의 덕목보다는 공적인 영역에서 파괴된 공동체의 삶을 다시 바로잡는 진실의 힘에 있다. 탐심에 대한 금지와 함께 도둑질과 간음은 새로운 시각으로 나타난다. 도둑질 금지와는 달리 탐심 금지는 집과 같은 부동산에도 해당한다. 나아가 이웃의 전 재산, 곧 자유 시민으로서의 실존을 빼앗는 모든 합법적인 가능성을 포함한다. 간음 금지와는 달리 탐심 금지는 일시적인 행위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내를 지속적으로 차지하려는 모든 음모를 금지한다. 

유대교의 데칼로그 해석과 쿠란에 있는 흔적들
데칼로그는 헬레니즘—로마 시대 대부분의 유대교 문헌에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반면에 특히 팔레스타인 밖에 있는 헬레니즘 유대교에서는 토라의 요약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기원후 1세기 성전 파괴 이후 데칼로그는 랍비 유대교의 주도권 아래 예배와 경건 생활에서 현저하게 그 위치를 잃는다. 특히 성전 파괴 이후 데칼로그는 예배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교는 십계명의 특별한 의미를 늘 알고 있었다. 유대인들에게 십계명은 세계의 시작이고,  그것이 없으면 세상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이다. 
십계명은 이슬람교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십계명이 태도보다 행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쿠란의 목록들은 내적 태도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부모 계명이다. 쿠란 17장 25절은 “너희가 의롭다면 너희가 그의 계명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더라도 그분은 너희의 선한 의도를 인정하신다. 회개하는 사람을 그는 기꺼이 용서하신다”라고 되어 있다. 쿠란에서 데칼로그 방식이 향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과의 결속을 통한 자유의 보존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게 속하는 위대함 앞에서 인간의 자기 제한에 대한 요구인 것이다.

자연법으로 규정한 고대 교회의 데칼로그 해석
신약성경에서 예수의 십계명 해석은 금지된 행위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십계명의 개별적 계명이 갖는 본질적 특징을  그와 유사한 율법 조항들과 비교해 더욱 심화시켰다. 곧 살인자만이 아니라 이웃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죄를 짓는 것이다. 나아가 예수는 금지된 행위에 대응해 적극적인 실천을 요구한다. 바울은 로마서 13장 9절에서 십계명의 두 번째 돌판에 있는 금지 명령들을 선택적으로 인용한다. 인용된 데칼로그 계명들은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8절)와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10절)가 감싸고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사랑은 결코 율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또 율법을 “다 이룬다”는 것이 율법을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율법은 사람이 행하고 순종하는 것을 통해 완성된다. 
데칼로그에서 두 번째 돌판을 “자연적 규범” 또는 “자연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데칼로그의  영향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사상은 이미 오래전에 존재했다. 특히 스토아학파는 이성의 자연법을 본능의 자연법과 구별했다. 그리스도교 변증가들은 필로가 이미 토라와 결합했던 이러한 스토아학파의 “이성의 법” 개념을 받아들였지만, 이 개념을 데칼로그에만 적용한다. 반면에 암브로시우스는 키케로의 “중간 의무”와 “완전한 의무”의 구분을 받아들인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데칼로그를 자연법과 연결하는 전통에 서 있었다. 양심과 이성은 모든 사람에게 십계명에서 배워 알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들을 말한다. 두 번째 돌판의 계명들은 외부로부터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람의 양심 안에 있다. 그러나 사람이 양심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데칼로그를 통해 그 계명들을 상기하게 하신다고 보았다.

십계명이 끼친 영향들
법과 윤리의 성경적 결합과 십계명은 근대에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타나는데, 프랑스혁명의 표어인 “자유, 평등, 박애”는 1793년 6월 24일 프랑스 헌법 제2조에서 “평등, 자유, 안전, 재산”의 형태로 나타난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은 성경, 계몽주의, 프랑스혁명의 전통에 서 있다. 제1조는 다음과 같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서 평등하게 태어났다. 그들은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형제애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는 자신의 윤리학에서 “의무”라는 범주 아래 십계명을 다루었는데, 두 번째 돌판에 대한 그의 해석은 1997년 “세계인권선언”의 토대가 되었다. 이는 이미 헬레니즘 유대교, 초기 그리스도교, 토마스 아퀴나스, 루터가 십계명을 “자연법”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기록된 것은 또한 모든 사람이 기억할 수 있다. 양심 속에 이러한 의무가 없다면 우리는 인간다움을 상실하게 된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마티아스 쾨커트
쾨커트는 드레스덴에서 교회 음악을 공부한 후 라이프치히와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베를린 파울리눔 신학교와 베를린 어학원에서 구약학을 가르쳤고, 1991년 예나대학교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한 후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신학부에서 구약학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
로는 『십계명』 외에 『족장들의 하나님과 그들에게 주신 약속들: 알브레히트와 그의 후계자들에 대한 비판적 고찰』(Vätergott und Väterverheißungen. Eine Auseinandersetzung mit Albrecht Alt und seinen Erben), 『과감히 길을 나서다: 사라와 아브라함과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이야기』(Wege wagen. Gottes Geschichte mit Sara und Abraham),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의 삶: 구약 율법 이해에 관한 연구』(Leben in Gottes Gegenwart. Studien zum Ver
ständnis des Gesetzes im Alten Testament)가 있다.

옮긴이 이상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B.A.,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과 일반대학원(Th.M.)을 졸업한 뒤, 독일 튀빙엔 대학교에서 에어하르트 블룸Erhard Blum의 지도 아래 전기예언서와 신명기역사서에 관한 논문을 쓰고 신학박사Dr.theol. 학위를 받았다. 대한성서공회 성경원문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취리히성경해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독일어 번역 및 한국어독일어 대조 번역 검토 작업과 그 외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연세대학교, 숭실대학교, 대전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01 서론: 우리 문화유산으로서의 십계명 • 010

02 많은 “규정들”, 그 가운데 유일한 “열 가지 말씀”: 십계명의 특별함•024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특별함 • 027
열 가지 말씀과 법 • 035
왕의 법이 아닌 하나님의 선포 • 040

03 두 돌판 위의 열 가지 말씀: 셈 방식과 구성•048
열까지 셈하는 다양한 방식들 • 052
출애굽기 20장: 하나님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를 통한 자유의 보전 • 064
신명기 5장: 안식일, 매주 휴일에 담긴 해방의 기념 • 066

04 시나이산에서의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모세의
고별연설로: 이중 전승과 계열의 형성•068
두 본문과 그 본문들의 관계 • 070
데칼로그의 간략한 형성사 • 073

05 열 가지 말씀: 본래의 뜻과 의의•082
나는 야훼, 네 하나님이다 • 084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 • 091
너는 나의 어떠한 제의 형상도 만들지 말라 • 103
너는 네 하나님 야훼의 이름을 헛되이 부르지 말라 • 119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 125
네 부모를 공경하라 • 133
살인하지 말라 • 137
간음하지 말라 • 141
도둑질하지 말라 • 144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 147
탐내지 말라 • 149

06 “토라의 근본원칙”: 유대교적 해석들 • 154
사마리아인들의 열 번째 계명 • 157
70인역의 데칼로그 • 161
필로와 헬레니즘 유대교 • 164
경건과 예배 • 169

07 “자연법”: 고대 교회의 데칼로그•174
신약성서에서의 십계명 •  176
콘스탄티누스 이전의 데칼로그 • 181
“의무” 목록 또는 “은혜의 법” • 187
안식일에서 주일로 • 193

08 “바른 길”: 쿠란에 있는 십계명의 흔적들•198
쿠란에서의 모세와 율법 • 200
계명의 목록과 그 대상자들 • 202

09 그리스도인의 “실천 규범”: 루터의 십계명•210

10 에필로그: 십계명, 인간의 권리와 의무•220

데칼로그의 두 형태 • 230
미주·참고문헌·사진 출처 • 234

책 속으로

12p
유대—그리스도교에서 전승된 것 중 오늘날 십계명만큼 서양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도 없다.

30-31p
하나님의 모든 뜻은 모세의 입을 통해 전해진 반면, 전승에 따르면 십계명은 하나님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쓰신 유일한 자료다. 데칼로그(십계명)는 신적 권위를 지닐 뿐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돌판에 새겨졌다는 점에서 영구적인 효력을 갖는다.

34p
이중의 전승, 모든 법규에 앞선 자리, 하나님으로부터의 전달의 직접성, 하나님 자신에 의한 기록, “언약”의 증서, 영속적인 타당성과 제한 없는 효력 범위가 성경에 있는 하나님의 다른 모든 말씀들보다 데칼로그(십계명)를 두드러지게 한다.  

65p
데칼로그는 하나님의 “나”로 시작하여 “ · 너의 이웃”으로 끝난다. 이 첫 낱말과 마지막 낱말은 사람이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잘 살아 내거나 그르치는 지평을 묘사한다. 여기서 본문이 가리키는 것은 명확하다. 곧 하나님의 인도로 자유를 얻지만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 자유를 잃게 된다. 하나님 그리고 이웃에 대한 관계에서만 하나님이 노예의 집에서 데리고 나오심으로 얻게 된 자유가 형태를 갖춘다. 자유는 구체적인 모습을 가질 때만 유지될 수 있다.

95p
고대 다신교의 본질에는 원칙적으로 관용이 들어간다. 각각의 신마다 세계에 대한 새로운 차원을 열기 때문이다. 현실이 더 복잡하게 경험될수록 종교의 상징체계는 더 세분화된다. 그에 비하여 (데칼로그의) 이방신 금지는 실재의 경험을 야훼 이외의 다른 신적인 권능과 연관시키는 것을 금한다. 

111p
성경에서의 형상 금지 역사는 지속적인 확대의 역사로 그려질 수 있다. 야훼 성소를 위한 제의 형상의 금지가 맨 앞에 위치한다. 어떠한 형태이든지 제의 형상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재현하지 못한다. 하나님이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열 가지 말씀을 호렙산에서 전해주셨기 때문이다(신 4:12-13). 분명히 “하나님은 지금 여기 계신다.” 그렇지만 제의 형상이 아니라 하나님 뜻의 선포, 곧 십계명에 계신다. 

127p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라는 것은 반복되는 주간 노동으로부터 일곱째 날을 떼어 놓으라는 의미다. 이것은 특별한 행위와 의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을 하고 어떤 것을 생산하는 행위를 멈추는 것에서 안식일의 특별함이 드러난다. 이때 9절이 나머지 엿새 동안 일을 하라는 지시로 읽혀서는 안 된다. 일곱째 날에는 일이 멈춰져야 하므로 일이 당연한 것으로 언급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맥에 맞는 번역이 바람직하다. “엿새 동안은 네가 일을 해도 좋다!”

172p
유대교는 십계명의 특별한 의미를 늘 알고 있었다. “십계명은 세상이 창조될 때 사용된 열 개의 말씀에 상응하는 말씀이다.” 십계명은 세계의 시작이고 그것이 없으면 세상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이다. 

178p
예수의 해석은 금지된 행위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십계명의 개별적 계명이 갖는 본질적 특징을  그와 유사한 율법 조항들과 비교해 더욱 심화시켰다. 곧 살인자만이 아니라 이웃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죄를 짓는 
것이다. 나아가 예수는 금지된 행위에 대응해 적극적인 실천을 요구한다.

179-180p
십계명을 통한 그리스도교 윤리의 근본적인 성찰은 예수에게 “영생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한 부유한 남자에 대한 가르침 이야기에 나온다(막 10:17-27). 예수는 그에게 우선 “들으라 이스라엘아!”에 대한 암시를 통해 첫 계명을 기억하게 한 다음, 두 번째 돌판의 계명들을 열거한다. 예수는 이 모든 것을 이웃 사랑 계명으로 요약한다(마 19:19).  … 예수는 데칼로그의 두 번째 돌판의 계명들을 인용하면서 데칼로그의 불변의 효력을 상기시킨다. 데칼로그에 응축된 하나님의 뜻을 행하지 않는다면 예수에게서도 영생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예수를 따르지 않으면 온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 

180p
바울은 로마서 13장 9절에서 신명기 5장 17-19절의 70인역 순서를 따라 두 번째 돌판에 있는 금지 명령들을 
선택적으로 인용한다. 인용된 데칼로그 계명들은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8절)와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10절)가 감싸고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사랑은 결코 율
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율법을 “다 이룬다”는 것이 율법을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율법은 사람이 행하고 순종하는 것을 통해 완성된다. 

185p
데칼로그에서, 특히 두 번째 돌판을 “자연적 규범” 또는 “자연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데칼로그의  영향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사상은 이미 오래전에 존재했다. 스토아학파는 이성의 자연법을 본능의 자연법과 구별했다. 그리스도교 변증가들은 필로가 이미 토라와 결합했던 이러한 스토아학파의 “이성의 법” 개념을 받아들였지만, 이 개념을 데칼로그에만 적용한다. 데칼로그의 두 번째 돌판은 자연법이 무엇을 말하는지 상기시킬 뿐이다.

188p
암브로시우스는 키케로의 “중간 의무”와 “완전한 의무”의 구분을 받아들이고 이 구분을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인용해 설명한다. 예수는 영생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데칼로그의 두 번째 돌판과 이웃 사랑의 계명을 그 핵심으로 인용한다. 이러한 중간 또는 완전한 의무는 오직 악행을 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예수는 더 나아간다. 곧 네가 완전해지려면, 네 모든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는 산상수훈에서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라고 권면한다. “이것이 완전한 의무다 · 그 의무를 통해 무너질 수 있었던 모든 것이 바로잡힌다.” 

189p
아우구스티누스는 데칼로그를 자연법과 연결하는 전통에 서 있다. 양심과 이성은 모든 사람에게 십계명에서 배워 알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들을 말한다. 두 번째 돌판의 계명들은 외부로부터 사람에게 주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람의 양심 안에 있다. 그러나 사람이 양심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데칼로그를 통해 그 계명들을 상기하게 하신다.

190p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이해를 바울에 기대어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므로 율법은 은혜를 구하게 하려고 주어졌고, 은혜는 율법이 완성되게 하려고 주어졌다”. “새 사람”은 은혜 없는 율법에서는 죽었고,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가 된 율법 아래서 계속 살아간다.

209p
데칼로그에서는 태도보다 행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쿠란의 목록들은 내적 태도에 중점을 둔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부모 계명이다. 쿠란 17장 25절은 다음과 같이 끝난다. “너희 주님은 너희가 너희 안에 품고 있는 것을 잘 아신다. 너희가 의롭다면 너희가 그의 계명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더라도 그분은 너희의 선한 의도를 인정하신다. 회개하는 사람을 그는 기꺼이 용서하신다”. 쿠란에서 데칼로그 방식이 향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과의 결속을 통한 자유의 보존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게 속하는 위대함 앞에서 인간의 자기 제한에 대한 요구”이다.

228p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는 자신의 윤리학에서 “의무”라는 범주 아래 십계명을 다루었는데, 두 번째 
돌판에 대한 그의 해석은 1997년 “세계인권선언”의 토대가 되었다. 이는 이미 헬레니즘 유대교, 초기 그리스도교, 토마스 아퀴나스, 루터가 십계명을 “자연법”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기록된 것은 또한 모든 사람이 기억할 수 있다. 양심 속에 이러한 의무가 없다면 우리는 인간다움을 상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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