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94216490 비아토르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 슬픔과 실패의 일상에서 다시 읽는 룻기
(저자) 구미정
비아토르 · 2026-09-07   130*200 · 2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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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설명

“네 운명을 사랑하라, 삶의 모든 순간이 축복이 되도록!”
룻과 나오미, 보아스가 엮어 가는 돌봄과 생명의 서사


이 책은 성경 속 룻기를 중심으로 니체의 ‘아모르 파티’(네 운명을 사랑하라)를 변주한다. 룻과 나오미 그리고 보아스가 서로를 보살피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이야기를 오늘의 현실 속에서 새롭게 읽어 낸다.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불행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삶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해도 무너지지 않고 삶을 긍정하며 기꺼이 살아내는 삶의 신비와 역설을 드러낸다. 또한 여러 문학 작품을 룻기와 연결해 인간의 회복력과 공동체의 의미를 조명하고, 전쟁과 난민 문제 같은 사회적·윤리적 이슈까지 성찰한다. 룻기는 흔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생존의 위기에서 휘청대는 이들이 서로를 돌보고 품으며 마침내 되살아나는 구원의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허무와 절망이 일상이 된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룻기와 니체의 만남

니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곧 ‘네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고, 가난과 실패 앞에 무너진 사람에게도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 나오미. 남편을 잃고 자신의 고향 모압을 떠나 시어머니 나오미의 길에 동행한 룻. 가난과 상실, 이주와 불안 속에서 두 사람에게 미래를 약속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룻은 나오미를 홀로 두지 않고, 낯선 땅으로 향하는 나오미의 곁에 남았다. 나오미 역시 절망에 머물지 않고 상실을 딛고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보아스가 이들의 삶에 합류하면서 끝난 것 같았던 이야기는 새로운 생명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룻기는 남녀의 로맨스가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사랑의 이야기다
이 책은 룻기를 남녀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나 단순한 해피엔딩의 성공담으로 읽지 않는다. 오히려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 서로를 돌보고 품으며 다시 살아나는 구원과 회복의 이야기로 바라본다.
룻과 나오미, 보아스가 서로의 삶에 작은 조각을 내어 주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상실과 실패 앞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힘과 타인을 살리는 사랑이 오히려 자신의 삶까지 일으켜 세운다는 역설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룻기의 이야기를 니체의 ‘아모르 파티’와 연결하고, 스피노자와 루쉰을 비롯한 철학자와 작가들의 사유, 문학과 예술의 장면들을 자유롭게 불러온다. 이를 통해 주어진 운명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운명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를 묻는다.

*상실과 실패의 자리에서,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고,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서도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룻기는 이 질문에 거창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손을 붙드는 장면을 보여 준다. 자신보다 더 힘겨운 사람의 손을 붙들고 낯선 길을 함께 걸었던 룻의 선택은 나오미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했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는 생명의 계보를 잇는 자리에 이르게 했다.
이 책은 룻기를 통해 인간의 회복력과 돌봄의 힘, 공동체의 의미를 돌아본다. 나아가 전쟁과 난민, 이주와 소외 같은 오늘의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성찰하며, 우리가 서로의 삶을 어떻게 지탱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삶은 때때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진다. 그러나 누군가의 손을 붙들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때,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룻기는 가난, 재난, 재앙, 상실, 이주, 난민 등 슬프고도 연약한 단어들로 점철된 이야기였다. 그 속에서 룻은 끝끝내 마음을 추스르고 삶을 일으켜 세운다. ‘힘 있는 여자’가 돌봄과 살림의 서사를 주도해 나간다. 마치 아버지를 위해 스스로 몰락한 심청이 ‘연화화생(蓮華化生)’하듯이, 나오미를 위해 스스로 몰락한 룻도 마침내 존재의 꽃을 활짝 피워 낸다.” _‘여는 글’에서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구미정
세상의 다채로운 풍광을 신학적 사유의 틀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자 기독교 인문학자. 매사에 심각하고 경직된 신학 풍토 속에서 그의 이야기 신학은 ‘춤추는 영’에 사로잡힌 듯 경쾌하고 자유롭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지구에 만연한 폭력을 고발하는 글에서도 그의 신학적 언어는 발랄한 움직씨로 팔팔하게 약동한다. 하나님의 자비에 터한 살림의 영성과 돌봄의 윤리 감각은 교리나 교권 같은 답답한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고, 하늘, 사람, 생명, 자연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그의 신학이 생기를 잃지 않는 것은 시와 소설, 그림, 음악, 영화 등 동시대의 문화예술과 깊이 교감하며 사유의 진폭을 끊임없이 확장해 가기 때문이리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을 공부해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숭실대학교 등에서 가르쳤다. 지금은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이은교회 목사로 활동하는 한편, ‘화성으로간책방’ 대표, 협성대학교 객원교수를 겸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낮은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 《교회 옆 미술관》, 《한 글자로 신학하기》, 《두 글자로 신학하기》, 《그림으로 신학 하기》, 《구약 성서, 마르지 않는 삶의 지혜》,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공저), 《정치에 오염된 신앙의 언어》 (공저) 등이 있으며,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교회 다시 살리기》, 《아웅산 수지, 희망을 말하다》, 《낯선 덕: 다문화 시대의 윤리》 등이 있다.

목차

여는글
프롤로그:네운명을사랑하라
01. 빵집에빵이없다_ 룻기 1:1-5
02. 헤어질결심_ 룻기 1:6-13
03. 너는날개없이_ 룻기 1:14-18
04. 낙타가되어가겠다_ 룻기 1:19-22ㄱ
05. 나는다이너마이트_ 룻기 1:22ㄴ-2:3ㄱ
06. 인생이귤을줄때_ 룻기 2:3ㄴ-9
07. 하나님의날개_ 룻기 2:10-16
08. 꽃을꽃으로보는눈_ 룻기 2:17-21
09. 사랑은지극한인위_ 룻기 2:22-23
10. 비스듬히가볍게_ 룻기 3:1-6
11. 가장귀중한선_ 룻기 3:7-18
12. 너를기다리며_ 룻기 4:1-12
13. 나의새롭고아름다운종족_ 룻기 4:13-22
닫는글

책 속으로

룻은 보통 힘 있는 여자가 아니다. 자신의 삶 역시 예기치 않은 불행으로 휘청대는데, 자기보다 더 참혹한 운명에 노출된 사람을 챙긴다. 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놓는’ 위대한 사랑을 실천한다. 사랑이야말로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노예처럼 질질 끌려다니는 사람은 제대로 된 사랑을 하기 어렵다.
통속의 대중매체는 인간계의 사랑을 남녀 사이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룻기의 사랑 이야기도 룻과 보아스의 사랑으로 섣불리 환원한다. 그렇게 룻기를 신데렐라 이야기의 아류로 소비한다. 그러나 룻기는 흔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생존의 위기에서 휘청대는 ‘여자 욥’ 나오미가 되살아나는 구원의 이야기다. 35쪽

나는 룻에게서 물고기가 새로 변하는 ‘화이위조(化而爲鳥)’의 마법을 본다. 자신을 넘어서는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위대한 초인을 본다. 많은 사람이 우르르 따라가는 세속의 가치는 그녀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아라’는 수동적 운명론도 그녀를 주저앉힐 수 없다. 날개 없이 나오미에게로 뛰어든 룻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나고 있다.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라는 고백의 언어가 이토록 힘차다. 84쪽

보통은 돈이 있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여긴다. 세상은 끊임없이 돈과 힘을 등가로 놓지만, 예수님은 돈의 자리를 사랑으로 환치했다. 진짜 힘 있는 사람은 돈 많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룻은 나오미를 사랑하기 위해, 이토록 무감각해진 여인에게 생기발랄한 빛을 전달하기 위해, 곧 “허무에 굴복”(롬 8:20)하지 않기 위해 힘차게 일어선다. ‘비루함’이라는 감정의 무게를 온 힘을 다해 떨쳐 낸다. 이쯤에서 다시 스피노자를 소환하자. 그의 명민한 분석에 따르면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감정이다. 114쪽

말에는 창조의 힘이 있다. 이 말을 뱉을 때만 해도 보아스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께 ‘복’ 보증을 받고 떠난 아브라함과 달리, 룻은 아무런 약속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과 같이, 룻은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어쩌면 목숨까지도 버렸다. 사랑이 시켜서 한 일이다. 소설가 이승우가 옳았다. “사랑은 시험하는 것이 아니고 시험을 뛰어넘는 것도 아니고 시험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143쪽

룻기는 재난드라마로 출발했다. 베들레헴에 기근이 닥치자, 에브랏 가문의 엘리멜렉이 식솔들을 거느리고 모압으로 이주했다. 이것은 좋은 선택이었을까? 모압에서 폐족의 위기를 겪은 걸 보면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사의 배후에서 하나님이 써 나가는 생명의 이야기는 인간의 선악 판단을 넘어선다. 하나님이 우리의 남루한 삶 속에 뚫고 오셔서 손을 대기 시작하면(룻 1:6, 4:13) 재난드라마가 ‘러브스토리’로 변주된다. 하나님은 오랜 기근에 시달린 베들레헴에 풍년이 들게 하시고 오랜 불임에 시달린 룻이 아들을 낳게 돌보셨다. 237쪽

나는 그저 니체와 룻기를 연결 지어 독해하려고 시도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자기 자신을 칭찬한다. 이런 인문학적 성서 읽기가 널리 번졌으면 좋겠다. 왜 하필 룻이냐고? ‘모압 여성’인 그녀는 그모스 종교를 버렸다. 그모스 종교는 인신 제사가 특징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타자를 희생시키는 행위가 신의 이름으로 재가된다. 그모스가 지배하는 세상은 루쉰이 《광인일기》에서 고발한 ‘식인 사회’와 닮았다. 루쉰은 광인의 입을 빌려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식인의 역사와 단절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우리 시대의 얼굴에서 식인의 표정이 겹치지 않는가? 우리 종교의 얼굴에서 그모스의 그림자가 포개지지 않는가? 그모스를 버리고 하나님의 날개 아래 깃든 룻의 선택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는가? 이 책이 이러한 물음에 하나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 253-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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