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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이야기(첫째묶음) - 풀무학교 홍순명 선생의 이야기 모음집
(저자) 홍순명
부키 · 2003-11-10   신국판 · 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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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 홍순명 선생의 이야기 모음집

선녀와 나무꾼, 심청전, 홍길동전, 춘향전, 흥부전, 우리나라 사람이면 어릴적에 이런 옛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읽거나 들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홍길동전을 빼면 나머지는 작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들 이야기는 우리 겨레의 체질이 된 심성이나 가치관의 산물이고, 그런 이야기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이나 가치관을 형성시키는 데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기본 바탕은 그대로 두고 시대나 사람에 따라 조금씩 고쳐 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 판본이나 이본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야기 소재는 계속 새로 해석되고 다듬어져 우리나라 사람의 자기 표현과 고백이 되어 온 것입니다. 외국에서도 그것을 마찬가지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톨스토이의 민화,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이 모두 예전 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새로운 줄거리와 내용으로 재생시킨 것이니까요. 세계 공동체의 구성은 이런 다양한 문화적 개성을 가진 민족의 참여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믿어집니다.

나는 시골 초.중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국어를 가르쳤습니다. 교사란 부모만은 못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학생들을 좋아하고 그들과 꿈을 이야기하고 같이 배우고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는 우리 사회 미래의 주인이자 싱싱한 감성과 지성을 지닌 젊은이들 에게 우리말을 사랑하고, 사상과 교양의 세계를 열어 주어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격으로 자라 도록 이끌어주는 과목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교사 생활을 하며 국어를 가르치다 보니 국정 교과서에 국어의 실용성이나 사상과 교양이 없지 않으나 그것만으로는 귀중한 국어를 가르치기에 미흡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 대로 부교재로 [교양 국어(敎養國語)]를 세 권 만들어 가르쳐 보기도 했습니다.

부교재를 써보니 남의 글이아닌 우리 글이 귀하고 심청, 홍길동, 춘향, 흥부 같은 우리 옛이야기가 예전에 우리 겨레, 특히 서민들의 심성과 정신을 키워 온 교과서 역할을 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는 차별에 대한 혼신의 거부, 서민들의 소박한 덕의 옹호, 가벼운 웃음과 생활고에서 오는 슬픔의 교차, 지순한 사랑과 행복의 동경, 이상과 현실의 틈을 메우려는 꿈틀거림이 있습니다. 한편 그 이야기들은 요즘 시대의 거울에 비추어 볼 때 모순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가족 이기주의, 굳어진 아래위 인간관계에서 오는 비민주성, 본질도 현실도 아닌 형식적도덕, 가족이나 당파를 떠나 큰 공동체에
대한 관념의 미약함 등이 그것 입니다. 민족의 역사나 문화에 연관성과 보편성이 있는 것은, 그런 모순이 모양은 다르고 정도의 차는 있으나 지금도 우리를 짓 누르고 있는 현실이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메우려는 인류 공통의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건 과거로 현재를 투시하고 미래는 현재에 바탕을 두어 형성되는 것이라면 옛이야기도 겨레의 심성과 가치관의 원형을 간직하면서 밀물같이 다가오는 시대의 도전을 받으며, 인류 역사의 흐름과 함께 겨레의 자기 개성과 의식과 정체성을 계속 찾아가는 '현재 이야기요, 미래 이야기'로 옷을 갈아입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가르치는 백명도 안 되는 시골학교 학생들에게 우리 옛이야기의 소중함과 그 이야기는 이런 시각으로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뜻을 알리고자 한 철에 한 번 나오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지에 한두 고전을 고쳐 냈더니, 몇 안되는 교지 '독자' 중에서 이왕이면 책으로 내서 여럿이 읽게 하는 게 좋겠다고 권하면서, 주저하는 내 성격을 알고 아에 출판사까지 연결시켜 버렸습니다.

이런 책을내도 좋은지 아직도 망설여지지만 과거 우리 겨레의 사랑을 받아오던 고전을 소재로 본격적인 작가의 좋은 글이 나오는 징검다리가 되고, 치족한 문장력을 헤치고 쓴 사람과 마음이 통하는 독자들도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권고를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아, 청아, 길동아, 춘향아, 흥부야, 다시 우리 시대,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고 마음속에 뛰어놀아다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된 풀무학교 학생들과 수(졸)업생들, 교지의 '독자'로 출판사에 연결해 주신 우석대학교 박상익 교수님, [김교신 전집]이 인연이 되어 출판을 맡아 꼼꼼히 살펴준 도서출판 부.키 직원들을 비롯해 책 내기를 권하시고 추천사를 써 주신 이현주 목사님, 애써 교정을 보아 주신 청주여자기독청년회의 김은식님, 한국글쓰기회장 황금성 선생 세 분 학부모님께 고마움을 드립니다.

-2003년 9월 30일 홍순명-

저자 및 역자 소개

홍순명

1937년 강원도 횡성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동네 서당 훈장을 하던 유교 가정에서 태어남.
중학 시절 김교신, 함석헌, 노평구 선생 같은 분들을 책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깊은 영향을 받음.
전쟁 통에 학업을 게속하지 못하고 초.중.고교 교사 시험에 응시, 교사 자격증을 취득
17세부터 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권위주의적이고 군대식인 교육 관행과 입시 위주의 교육방식에 실망.
대안학교인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군제대 후 바로 합류
1960년부터 교사와 '행정상의'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2002년 정년을 맞아 퇴임.

대안학교의 존재 근거가 학교 공동체를 통한 교육의 이상과 본질 추구에 있으며,
입시교육이 아닌 전인교육이 교육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실현, 더불어 살기,
무너진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생태 교육 및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

현) 2001년 세워진 주민 풀뿌리 대안대학인 풀무환경농업 전공부의 교사 대표.

*저서*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기르는 풀무학교

추천의 글

존경하는 홍순명 선생께서 이번에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이야기]를 출판하시면서 부족한 저에게 송구스럽게도 '추천사'를 부탁하셨습니다. 작은 사람이 저보다 큰 사람을 추천하기는 만고에 없는 일이라 마땅히 사양해야 하겠습니다만, 보내 주신 원고를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을 몇 줄 적어 부탁하신 성의에 보답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월간잡지[풍경소리]에서 홍선생의 '새 춘향전'과 '새 흥부전'을 처음 읽었을때 저의 소감은 한마디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홍순명 선생과 너무나도 달라 보이는 '새 홍순명'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독자들께서도 이 책을 읽으시면 제가 왜 이런 말을 드리는지 충분히 아시게 될 것입니다.)

홍순명 선생께서는 '위대한 평민'을 길러내는 '풀무 학교'에 일생을 바치신 분입니다. 위대한 평민이란 누굴까요? 제 생각에는, 태산처럼 높은 뜻을 들판처럼 낮은 자리에서 삶으로 실현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누가 그런 사람을 기를 수 있겠습니까? 사슴이 사슴을 기르고 독수리가 독수리를 기르는 것과 마찬 가지로, 위대한 평민만이 위대한 평민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홍순명선생의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이야기]에서 저는 춘향이, 청이, 흥부, 길동이의 얼굴로 등장하는 이시대의 위대한 평민들을 새롭게 만났습니다.아, 우리 선조들의 유산인 고전문학이 이렇게 낡은 옷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수가 있구나!
처음에는 이런 느낌이었습니다만, 그냥 옷만 갈아입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롭게 태어난 것임을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습니다.
맞습니다. 이것은 겉의 틀이나 표현만 바꾼 고전이 아니라 내용까지도 바꾸어 버린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고전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도 춘향은 춘향, 흥부는 흥부, 길동은 길동으로 변질되지 않은 체 그 모습 또한 한결같으니, 우리 고전의 알맹이를 제대로 짚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이야기로 부활시킨 솜씨야말로 명실상부 위대한 평민의 그것이라 하겠습니다.

직업 작가들이 보면 서툴고 어눌한 문장들이 눈에 거슬릴지 모르 겠습니다만, 대교(大巧)는 약졸(若拙)이요 대변(大辯)은 약눌(若訥)이라 하였으니 서툴고 어눌한 문장 표현들이 오히려 이 책의 진가를 입증한다 하겟습니다. 특히 구약성서의 [아가]를 연상케 하는 [선녀와 나무꾼]은 홍순명선생의 인생관과 교육관이 간결하고 질박한 문체에 담겨진 단편
으로서, 국정교과서에라도 실어서 모든 학생들이 읽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입니다.

떠오르는 소감들은 몇 가지 더 있습니다만, 번잡한 말로 공연한 흠집을 낼까 걱정되어 이만 적습니다.

-2003년 10월 10일 이현주-

목차

글 머리에
추천의 글
새 심청전
새 흥부전
선녀와 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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