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88996989806 꽃자리
네가 치는 거미줄은 (이야기와 만나는 성서)
(저자) 한희철
꽃자리 · 2012-12-28   140*208 ·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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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농촌에서 목회하면서 매주 자필로 쓰는 주보, <얘기마을>을 통해 교우들의 삶과 신앙을 접목시키는 열린 글쓰기를 실험했던 저자 한희철 목사는 이번 동화 모음을 통해 이야기와 말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목에 잔뜩 힘을 주고 권위를 가장한 목소리로 일방적으로 말씀을 주입하는 낡은 방식이 아니라, 동심에서 우러난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자연스레 자신에게 필요한 말씀을 발견하는 새로운 방식을 우리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동화 곳곳마다 아로새긴 류연복 화백의 판화는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기쁨이다.
이 책은 교회에서 교육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매 장의 앞자리에 동화 한편이 나오고, 그 뒤에 동화를 텍스트로 하여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몇 가지 질문이 이어진다. 그 질문의 후미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성경 본문이 제시된다. 그리고 마지막엔 기도와 자기 성찰에 도움이 될 짧은 시 <어느 날의 기도>가 실려 있다.
한희철 목사의 동화를 특징짓는 분위기는 따스함이다. 영혼의 벽난로를 곁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할까. 나직하고 소소하고 작은 것들에 대한 연민, 공감, 사랑이 스며 있다. 그 나직하고 소소하고 작은 것들의 입을 통해 화자가 건네는 말에 가만 귀를 기울이면 그것은 곧 우리 마음을 건드려 자연, 사람, 하나님과 소통하도록 이끌어준다.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말처럼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곧 이야기가 내장하고 있는 힘이다.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듣는 이의 삶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
엄마가 씨앗들에게 들려준 <민들레> 이야기 끝에 저자가 붙인 아름다운 시의 분위기가 이 책을 웅변해준다.

참새 다녀간 자리
바람 지나간 자리
햇살 머물던 자리
모두 비었습니다.
자기를 비워 아름다운 것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나를 남기지 않아
당신이 남는
그 은총을 구합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한희철

목회자로 1988년 크리스찬 신문사 신인문예 공모를 통해 등단한 동화작가이다. 첫 목회지이면서 개척지였던 강원도 단강은 그이에게 하나의 창이었다. 단강을 통해 하늘과 세상을 보아온 것이다. 맑기를, 따뜻하기를. 이따금씩 먼지 낀 창을 닦는 것은 맑고 따뜻해 깊은 하늘을 맑게 보고, 넓은 세상을 따뜻하게 보기 위해 하늘을 닦고 세상을 닦는 것이었다. 이렇듯 ‘단강’과 ‘한희철 목사’는 하나로 통했다.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당시 이 지역의 상징적 이름이었다. 그이가 단강에서 아로새긴 목회는 한마디로 순수하고 아름답다. 꾸밈이 없고 하나님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어우러진 작품이라고나 할까.

그는 단강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 매주 발행한 주보 <얘기마을>에 담아냈고 그 이야기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곳곳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작고 후미진 마을, 작은 예배당을 섬기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다들 떠난 곳에 외롭게 남아 그래도 씨 뿌리는 사람들, 가난하고 지치고 병들고 외로운 이웃들과 살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이 땅의 아픔을 감싸기엔 내 사랑과 믿음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게 힘들고 힘들다가 외롭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를 이곳에서 살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그 중 당신과 가까운 곳 여기 살게 하시니 고맙습니다.”(‘어느 날의 기도’ 중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강감리교회에서 사역했고, 92년 마음의 고향, 삶의 분신과 같고 지금의 그이를 있게 한 스승, 멀리서 뒷모습만 보아도 말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정겨운 사람들이 사는 곳 단강을 떠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감리교회에서 6년간 이민목회를 했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부천에 있는 성지감리교회의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지금도 사람 사랑하며 이야기 사랑하며 길 사랑하며 바람과 들꽃과 비 사랑하며 눈물과 웃음 사랑하며 그렇게 자신의 길을 걸으면서 교우들과 주일학교 아이들과 단강에 들러 마을 일과 농사일을 거들면서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내가 선 이곳은》, 《흙과 농부와 목자가 만나면》, 《나누면 남습니다》 《작은 교회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나직하고 소소한 작은 것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 - 고진하

내가 선 이곳은
민들레
소리새
검정 고무신
겨울나무
항아리
마지막 교실
네가 치는 거미줄은
옥수수 수염
빈자와 부자
하나님의 손
내 키가 얼마쯤이면 하늘의 종을 칠 수 있을까
성탄나무
엿장수 아저씨
할머니의 성탄절
아도
아기별 이야기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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