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88936510220 홍성사
아름다운 교회길 - 이야기가 있어, 사람이 있어
(저자) 전정희 · 곽경근
홍성사 · 2014-03-20   150*200 ·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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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둘레길보다 좋은 순례길

국민일보 선정 ‘아름다운 교회길’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 건축 및 교회사적 의미가 있는 교회,
지역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설교 문화를 살찌운 교회,
자연이 아름다운 교회 등을 대상으로 스무 교회 선정!

왜 ‘아름다운 교회길’인가?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교회 스무 곳을 찾아 국민일보 전정희 선임기자가 취재하고, 곽경근 선임기자가 사진으로 담았다. 위로는 강원도 철원 장흥교회에서, 아래로는 제주 남단 모슬포교회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세월, 그리고 이야기와 시간을 이어 온 사람들의 공간을 소개한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지만 전원교회 같은 부암동 삼애교회나 추풍령 고갯길에 그림같이 지어진 단해교회 등을 찾아가는 길은 참으로 운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교회길》에서 소개하는 교회길은 그저 풍광이 아름다운 여정이 아니다.
구한말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고, 일제 치하를 살고, 해방이 되고, 한국전쟁을 거치고, 크고 작은 현대사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이어 온 교회길이다. 신앙의 선배들이 기도로 이어 온 길이다. 또한 그 길은 두고두고 우리가 찾아볼 만한 아름다운 순례길이다.
걷기 열풍을 몰고 온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북한산 둘레길 등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을 위해 속속 조성되는 이런저런 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자연이 있고 휴식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교회길은 자연과 쉼은 물론, 이야기가 있고 사람이 있어 아름다운 길이다.

그들이 있어 아름다운 교회들
‘아름다운 교회길’ 첫 선정 예배는 경북 안동의 일직교회에서 드려졌다. 일직교회는 ‘성자가 된 종지기’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마지막 순간까지 섬긴 교회로, 교회는 결핵 등의 지병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그에게 교회 문간방을 내주며 그를 끌어안았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으로 문단에서 이름난 권정생이 진정으로 불리기 원했던 호칭은 ‘경수 집사’, ‘종지기 권정생’이었음을 한국 교계는 잘 모른다(경수는 권정생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된 교회 18곳 외에 부산 중부교회와 제주 모슬포교회가 책에 담겼다. 중부교회는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영화 <변호인> 속 인물들이 한번쯤 지나쳤을 법한 교회다.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 위치한 교회는 부산의 예언자적 양심을 대변하는, 부산 기독교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다. 일명 ‘부림 사건’에 연루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중부교회 출신 청년들이었다. 당시 공안 당국이 저들이 모여 읽고 정부 전복을 꾀했다고 주장했던 불온서적들은 보수동 헌책방에서 누구나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걸어갈 교회길
2010년 시작된 취재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예수 구원과 부활의 신앙을 지키며 천천히 걸어 온 선한 이웃들의 이야기는 전국 각지에 드러나지 않게 이어져 왔기에 시간과 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차를 두고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하기도 했고, 때로는 물어물어 교회의 역사를 되짚어야 했지만 힘이 들기보다 용기를 얻었다. 화려한 도시 이편 웅장한 교회들이 잃은 소금의 맛을 도시 저편 낮고 초라한 교회들이 지키면서 우리 영혼을 살찌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사료를 뒤져 보고,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면서 발로 기록한 스무 교회의 기록은 저자의 오랜 동료인 곽경근 사진기자의 시원스러운 사진으로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교회와 마을, 사람과 이야기의 공존을 한 컷의 사진으로 잘 드러낸 그는 교회 근처에 해당 교회의 교인이 운영하는 식당 위주로 추천할 만한 맛집 소개도 보탰다.
그저 어딘가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교회’가 아닌, 한번쯤 찾아가 볼 만한 ‘아름다운 교회길’로 스무 곳의 교회를 소개함은 이야기가 있는 교회를 찾고, 기억할 때에 이 책이 제 빛을 낼 것임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교회길》이 바른 길, 좁은 길을 걸어 나가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 순례의 나침반이 될 때, 그 자리에 또 하나의 교회길이 나고 그 길을 따라 이야기가 또 이어질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전정희

국민일보 대중문화팀 선임기자.
국민일보 종교부장, 종교기획부장, 문화부장, 인터넷뉴스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그림으로 보는 인문지리학 공간+너머'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저서로 《아름다운 전원교회》《TV에 반하다》와 공저 《민족주의자의 죽음》《일본의 힘, 교육에서 나온다》 등이 있다.


사진 곽경근

국민일보 사진부 선임기자.
국민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했다. 환경생태 전문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금상 2회, 삼성언론상, 기독교언론대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등 수상. 사진 전시 '금강산' 개인전. 공저로 《별난 사람》이 있다.

목차

머리말

중부 지역

삼애교회_서울 종로구
상처가 풍경 되다

강화중앙교회_인천 강화
외세와 박해를 꿋꿋이 견뎌 온 세월, 고스란히 반석이 되다

인아교회_인천 영종도
섬 교회 20년 상전벽해

상심리교회_경기 양평
남한강 물길 따라 뱃길 따라 말씀 이어진 복음 나루터

둔대케노시스교회_경기 군포
수리산 초록은 짙어 가는데 교회 111년 기억은 희미해져

단해교회_충북 영동
구름도 쉬고 바람도 자고 가는 고갯길, 영성이 내려앉다

오량교회_충남 부여
신앙의 꽃 활짝 핀 근대 백 년의 복음 동산

장흥교회_강원 철원
분단 현장 한가운데 아직 아물지 않은 고난의 상처

속초감리교회_강원 속초
동해 풍파와 현대사 격동 견뎌 온 ‘ 신앙의 등대’ 한 세기


남부 지역

일직교회_경북 안동
어스름 새벽녘, 몽실 언니도 종소리에 잠 깨었을까

내매교회_경북 영주
부활초가 종탑 아래 단아하게 자리했다

행곡교회_경북 울진
황금 들녘, 왕피천, 소나무 숲과 106년을 한자리에

양동교회_경북 경주
행여 보일세라, 양반 마을 한편으로 꼭꼭 숨어 버린 걸까?

가북교회_경남 거창
눈 덮인 지리산 자락, 역사의 상처를 보듬고

청암제일교회_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마다 섬진강 구비마다 ‘ 축복 만개’

중부교회_부산 중구
영화 〈변호인〉의 인물들 낳은 책방 골목 교회

갈계교회_전북 남원
지리산 두메산골 십자가 5월 밤하늘에 빛나다

함평읍교회_전남 함평
자운영 보랏빛이 지천인 곳, 예수 시대 성읍이 이랬을까?

광암교회_전남 나주
굽이굽이 영산강이 안고 너른 더뱅이 들녘이 품다

모슬포교회_제주 서귀포
그 푸른 남쪽 바다, 하얀 교회당

책 속으로

오늘날, 화려한 도시 이편 웅장한 교회가 소금의 맛을 잃어 가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받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도 도시 저편 낮고 초라한 많은 교회가 초대교회 소금 맛으로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직교회를 비롯해 여기 기록한 스무 교회는 천천히 걸으며 예수 구원과 부활의 신앙을 지켜 온 사례입니다. 혹여라도 이 교회들이 등수를 매기듯 대표성을 갖는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위로는 강원도 철원 장흥교회에서, 아래로는 제주 남단 모슬포교회까지 지역별로 한두 군데를 담았습니다.
_9-10쪽, 머리말 ‘멀리 예배당이 보였다’에서

어느 시인은 벽돌 건물에 반해 그 벽돌 하나를 빼어 베개 삼아 자고 싶다고 노래했다. 또 건축가 고 김수근은 “나는 벽돌이 지니는 따뜻함을 사랑한다. 벽돌은 한 장 한 장 손으로 쌓아야만 하고 이것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라고 했다.
아기자기한 초기 벽돌교회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강화중앙교회. 현대 교회건축의 화려한 맛은 없지만 그들의 신앙만큼이나 우직하며 따스하다.
_34쪽 ‘강화중앙교회-외세와 박해를 꿋꿋이 견뎌 온 세월, 고스란히 반석이 되다’에서

신도시 산본이 속한 군포시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특성을 그대로 안고 있다. 콘크리트와 간판, 박제처럼 정돈된 거리 풍경. 하지만 둔대교회(약칭)는 어느 먼 시골 교회와 다를 것이 없다. 교회는 수리산과 반월호수를 앞뒤로 한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한다. 교회 앞마을은 번잡한 식당촌이 되어 가나 교회만은 옛 예배당과 종탑 등을 어렵사리 보존해 오고 있다. (중략)
교회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무대인 안산시 본오3동 샘골교회의 자매교회쯤 된다. 1930년대 초 농촌계몽운동가 최용신은 샘골교회에 학교를 세운다. 이때 최용신은 둔대교회 설립자 박경춘의 아들 용덕을 설득해 3,477제곱미터(1,052평)의 땅을 기증받았다. 박용덕은 당시 반월 지역 부호였다. 두 교회와의 거리는 직선 4킬로미터 정도다. 최용신과 샘골교회는 그 땅에 13칸짜리건물을 지어 강습소 겸 예배당으로 활용했다. _72-73쪽 ‘둔대케노시스교회-수리산 초록은 짙어 가는데 교회 111년 기억은 희미해져’에서

기행은 동구(洞口) 조산정부터 시작됐다. 동행한 일직교회 이창식 목사가 노인들에게 경북 북부 특유의 ‘~니껴’ 사투리로 인사를 했다. 이 목사가 조산정 촌로들에게 “경수 집사도 있었으면 좋았을낀데요”라고 하자 조산정 정자 마루에 앉아 당신들끼리 한담을 나누던 한 노인이 “여부 있나” 하고 답했다.
이들이 말하는 경수 집사는 일직교회 종지기로 삶으로 마친 아동문학가 권정생을 말한다. 권정생은 《강아지똥》, 《몽실 언니》등을 낸 한국 문단의 대표적 아동문학가다. 그런 그가 진정으로 불리기 원했던 호칭은 ‘경수 집사’, ‘종지기 권정생’이었다는 것을 한국 교계는 잘 모른다. 경수는 권정생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경수 집사는 1967년부터 16년간 일직교회 종지기로 살며 교회가 있는 조탑마을을 벗어나지 않았다. 종지기로서 매일 새벽 4시와 오후 6시, 하루 두 번 종 치는 영광을 소홀히 하기 싫어서였다.
_144-145쪽 ‘일직교회-어스름 새벽녘, 몽실 언니도 종소리에 잠 깨었을까’에서

중부교회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시대적 소명에 앞장서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시대 상황과 무관치 않다. 1972년 10월 유신헌법이 발효되고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중부교회 청년들을 비롯한 부산의 의식 있는 청년들은 중부교회에 모여 사회와 역사에 대한 책무를 놓고 기도했고, 예수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는 응답을 받았다. 부산 교계의 보수적인 풍토에서 중부교회 청년과 목회자들의 광야의 소리는 비록 작았으나 그 파장만은 실로 컸다. 부산 민주화운동의 발원지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_239-240쪽, 중부교회-영화 〈변호인〉의 인물들 낳은 책방 골목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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