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70833024 복있는사람
이정표
[원제] Vägmärken
(저자) 다그 함마르셸드 / 손화수
복있는사람 · 2025-11-05   125*205 · 3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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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 유엔 사무총장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다그 함마르셸드의 영적 일기

“함마르셸드의 영적·정치적 유산은
폭력과 혼란으로 얼룩진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 국내 최초 스웨덴어 완역
― 강영안, 안문석, 칼-울르프 안데르손, 로완 윌리엄스 추천

크레바스를 건너 묵묵히 빙산을 오르는 이의 발자국처럼
눈부신 이름표, 사회적 책임의 조명 아래서 써 내려간
충일한 사색, 깊은 묵상과 진실한 존재의 기록



다그 함마르셸드(Dag Hammarskjöld)는 세기를 넘어 존경받아 온 비범한 국제정치가이자 영적 순례자다. 그는
1961년 9월, 아프리카 콩고 내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비행기가 잠비아 은돌라 공항 인근에 추락
해 사망했다. 유엔은 당시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였지만, 끝내 추락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함마르셸드는 그
해 사망자에게는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지 않던 관례를 깨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존 F. 케네디는 그에
대해 “그와 비교하면 나는 작은 인물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 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치가였다”고 평했다.
다그 함마르셸드가 사망한 후 ‘이정표’라는 제목의 원고가 뉴욕 자택에서 발견되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
정치의 최전선에 서 있던 그가 오랫동안 자신의 영적 체험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왔다는 사실은 세상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봉인된 서신에서 그는 이 기록들을 “나 자신과의, 그리고 신과 나 사이의 협상에 관한 일종
의 ‘백서’”라고 불렀다.

“이 글은 나 자신과의, 그리고 신과 나 사이의 협상에 관한 ‘백서’입니다”
1925년경에 쓴 한 편의 시로 시작되는 이 기록은 1940-50년대 노트들을 거쳐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 직접 쓴
시로 마무리된다. 전통적인 일기 형식이 아닌 단상, 시, 격언, 기도문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적·철학적 언어로
정제되어 있어 잠언과 같은 함축성과 명료함을 지닌다. 수십 년에 걸쳐 기록된 문장들은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결
단, 내적 성장의 과정을 보여준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외적 이미지와 대비되는 고독감, 소명으로 여긴 삶의 태
도, 죽음을 예감한 듯한 통찰과 더불어 존재, 자유, 소명, 길, 책임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가장 긴 여행은 내면으로 향하는 여행이다.”
1963년 첫 출간 이후 20개 이상의 언어로 소개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이 책은, 내면의 여정으
로 이끄는 동시에 세상 속에서 한 개인의 역할과 권력이 갖는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역사적 문서로 읽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영성 묵상서로서의 깊이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비범한 한 인물을 직접 만나는 특권을 누리게 될 것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영적·지적 유산이자 우리 시대의 고전!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스웨덴대사는 이 책에 대해 “그의 글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적인 의구심과 직업상의 의
무, 내적 침묵과 외적 행동 사이의 긴장을 아우른다. 나날의 기록을 넘어선 영적이고 지적인 유산이며, 진실성과
책임감, 삶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영감을 전하면서 개인적 성찰과 집단적 지혜에 기여하는,
시대를 초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고 평했다. 이 책은 격변의 세계사 속에서 공적인 삶과 영적 여정의 균형을
이루려 분투한 한 리더의 삶을 통해, 현대 지도자들에게는 리더십과 자기 성찰의 고전으로 읽히고, 시대적 고민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다그 함마르셸드 Dag Hjalmar Agne Carl Hammarskjöld, 1905-1961
제2대 유엔 사무총장(1953-1961), 사후 노벨평화상을 받은 첫 번째 인물이자 세기를 넘어 존경받아 온 국제공무원, 그리고 스웨덴 문학계의 독창적인 작가.
그는 비범한 국제정치가이면서 영적 순례자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라는 세계사의 가장 긴장된 국면 속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평화를 추구했으며, 동시에 한 인간으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순종하려는 길을 걸었다. 그 내면의 영적 기록이 바로 사후 발견된 『이정표Vagmarken』다.
스웨덴 옌셰핑 출생으로 웁살라 대학과 스톡홀름 대학에서 언어학·철학·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자국 재무부와 외교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유엔의 존재 목적을 다잡고 유엔 사무총장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했으며, 최초의 유엔 연합군을 조직하고 오늘날 널리 공유되는 평화유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전쟁 없는 세계, 미래 세대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했고 난민과 신생독립국의 자유 존립을 돕는 체계를 일구고자 고심했다.
자연에 결속감을 느끼며 하이킹을 즐겼고, 예술을 애호하여 음악, 미술, 사진, 문학에 관심을 쏟았다.
스웨덴 한림원 회원으로서 유진 오닐, 생존 페르스, 주나 반스 등 유수 작가의 작품을 스웨덴어로 옮겼으며, 생의 막바지에는 마르틴 부버의 작품을 번역하던 중이었다. 1961년 9월, 콩고 민주공화국의 분쟁 해결을 돕는 과정에서 원인 미상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옮긴이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문학을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해 왔다. 옮긴 책으로는 『멜랑콜리아 ·I II』(민음사), 『샤이닝』(문학동네),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북파머스) 등이 있다

추천의 글

다그 함마르셸드는 외교관이자 국제정치가이면서 영적 순례자였다. 그는 냉전이라는 세계사의 가장 긴장된 국면속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평화를 추구했지만, 동시에 한 인간으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순종하려는 길을 걸었다. 그 내면의 기록이 그의 사후에 발견된 『이정표』다. 함마르셸드는 이를 “나 자신과의, 그리고 신과 나 사이의 협상에 관한 일종의 ‘백서’”라고 불렀다. 이 말은 『이정표』 전체를 관통하는 신학적 핵심을 요약한다.
함마르셸드는 신앙을 하나의 교리 체계가 아니라 십자가의 성 요한의 말을 빌려 “하나님과 영혼의 연합”으로 이해했다. 하나님 앞의 예배자로, 그분 안에, 그분 아래서 하나님과 살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살아가는 삶이 곧 신앙이다. 이 대화는 하나님과 나 사이의 영적 교류이며,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서서 나 자신을 대면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정표』는 단순한 일기나 묵상록이 아니라, 한 존재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해명하며 방향을 찾아 걸어가는 철학적·신학적 실존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함마르셸드는 “우리 시대에 성화(聖化)에 이르는 길은 반드시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수도원 안에서가 아니라 세계 한복판에서, 유엔의 복잡한 정치현실 속에서 신앙을 실천했다. 그에게 ‘세계’는 곧 ‘수도원’이고, 그의 ‘직무’는 곧 ‘기도’였다. 함마르셸드는 자신이 수행하는 외교적 사명을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일종의 희생제사로 이해한다. 이처럼 신앙은 그에게서 사적 경건에 머물지 않고 공적 책임으로 확장된다. 자신이 참여하는 사건과 일은 하나님의 의도에 의해 자신 앞에 펼쳐지는 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걸어갈 때 그는 모든 순간에서 의미와 평화를 발견하였다.
『이정표』는 함마르셸드의 정치적 일기이자 동시에 영혼의 순례 기록이다. 그가 남긴 짧은 구절들은 단순한 명상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거룩을 실현하려는 ‘행동하는 신앙’의 흔적이다. 그는 ‘세계의 성화’라는 주제를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였고, 그 속에서 신비와 실천, 묵상과 책임을 통합했다. 그가 ‘유엔 명상실’을 직접 설계하고 그 안내문까지 집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에게 세계 정치의 심장은 하나님께 향한 침묵의 중심이 되어야 했다. 이와 같이 『이정표』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현대적 신비가의 기록이며 신앙과 직무, 내면과 세계의 분리를 넘어서는 통합의 문서다. “우리 시대에 성화에 이르는 길은 반드시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는 말은 오늘의 신앙인에게도 동일한 도전으로 남는다. 교회 안의 경건을 넘어, 세상 속에서의 섬김과 희생으로 나아가라는 부름이다.
_강영안 한동대학교 석좌교수

다그 함마르셸드의 『이정표』는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국제공무원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탁월한 깊이와 진정성
을 지닌 작품이다. 내밀한 성찰의 기록으로서 이 텍스트는 절제와 인간애, 깊은 도덕적 책임감으로 직조된 삶의
궤적을 품고 있다. 이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보편적 가치를 절묘하게 결합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함마
르셸드는 고독과 자기성찰의 순간들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공적 봉사가 요구하는 윤리적 딜레마까지 솔직하게 남
겨두었다. 그의 글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적인 의구심과 직업상의 의무, 내적 침묵과 외적 행동 사이의 긴장을
아우른다. 『이정표』는 나날의 기록을 넘어선 영적이고 지적인 유산이다. 진실성과 책임감, 삶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영감을 전하면서 개인적 성찰과 집단적 지혜에 기여하는, 시대를 초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_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스웨덴대사

다그 함마르셸드는 지금까지 존재한 유엔 사무총장 가운데 그 직책에 어울리는 일을 해낸 진정한 인물이다. 유엔
평화유지군을 창설해 평화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진공 이론’(Vacuum Theory)을 내세워 유엔헌장에 명
시되지 않은 영역까지 유엔 사무총장의 일로 만들어 나갔다.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만드는 일에는 누구보다 먼
저 유엔 사무총장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비전 제시형 리더십으로 1956년 수에즈 위기, 1958년 레
바논 분쟁 등 많은 국제분쟁을 해결했다. 1961년 민주콩고의 내전 사태를 풀고자 현장에 갔다가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는데, 그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사망자에게는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던 관행도 그때 깨졌다. 지
금도 수많은 국제기구 수장들의 롤모델로 여겨지는 그의 깊은 고민이 『이정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그가 왜 그토록 간절하게 세계 평화를 갈구했고, 목숨을 걸고 분쟁 현장을 누볐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_안문석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는 이 책을 영역하며 위대하고 선하며 매력적인 한 인물을 직접 만나는 특권을 누렸다. 『이정표』는 단순한 문
학 작품을 넘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서다. 지금까지 나는 한 전문적인 인물이 ‘실천의 길’(Via Activa)과 ‘관상의 길’(Via Contemplativa)을 하나의 삶 속에서 결합하려 한 기록을 다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_W. H. 오든

『이정표』는 영적 투쟁과 승리를 고귀하게 드러낸 자기고백이며, 세계 평화와 질서를 위한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상태에서 쓰인 개인 신앙의 가장 위대한 증언일 것이다.
_헨리 P. 반 듀센

그와 비교하면 나는 작은 인물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 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치가였다.
_존 F. 케네디

20세기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 중 한 사람인 함마르셸드의 영적·정치적 유산은 폭력과 혼란으로 얼룩진 오늘날의
국제사회에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_로완 윌리엄스

내밀한 헌신의 빛나는 증언이 담긴 세기의 책.
_뉴욕타임스

목차

해설의 글

일기
1925-1930
1941-1942
1945-1949
1950
1951
1952
1953
1954
1955
1956
1957
1958
1959
1960
1961


연보

책 속으로

107쪽
지금. 다른 사람들을 향한, 나 자신을 향한, 그리고 어두운 지하 세계를 향한 두려움을 이겨낸 바로 지금.
경이로움의 경계에서. 익숙한 일들은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저 너머의 무언가가 내 존재의 근원을 위한
가능성으로 나를 채운다.
열림을 향한 갈망은 이곳에서 정화된다. 모든 행위는 준비이며, 모든 선택은 미지의 것을 향한 긍정의 대답이다.
표면적 삶의 의무는 깊이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방해했지만, 나는 혼돈 속에서 천천히 나 자신을 무장시키며
내려간다. 하얀 기생꽃의 향기가 새로운 화합의 약속을 안고 있는 그곳으로.
경이로움의 경계에서.

116쪽
수백만 년을 흐른 생명의 강, 수천 년을 이어온 인간의 흐름. 악과 죽음과 고난, 그리고 희생과 사랑.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나’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성은 나의 욕망을, 나의 힘을, 그리고 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을
추구하라고 강요하지 않던가? 그러나 나는 ‘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채로. 이 관점 안에서는 전부
무의미하다는 것을. 바로 이 깨달음 속에, 하나님이 계신다.

117쪽
소란 속에서도 내면의 침묵을 지키는 것. 비가 내리고 곡식이 익어가는 비옥한 어둠 속에서 활짝 열린 채 고요히,
촉촉한 흙처럼 존재하는 것. 마른 대낮에 수많은 이들이 땅 위를 휩쓸며 먼지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해도.

202쪽
너는 기름도, 공기도 아니다. 그저 연소점, 빛이 태어나는 초점일 뿐.
너는 빛의 흐름에 놓인 렌즈일 뿐. 오직 그 빛을 통해서만 받아들이고, 주고, 가질 수 있다.
네가 ‘나의 고유한 권리’로써 자신을 구하려 한다면, 기름과 공기가 불꽃 속에서 만나는 것을 방해하고, 렌즈의
투명함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셈이다.
성화(聖化)― 빛이 되거나 빛 안에 머무는 것, 자신을 지워 빛이 태어나고, 모이고, 퍼지게 하는 것.

215쪽
삶은 오로지 그 내용을 통해서만 가치를 지닌다. 타인을 위한다는 것. 타인에게 가치 없다고 여겨지는 삶이란
죽음보다 더 참담하다. 그러니 이 위대한 외로움 속에서 모든 이를 섬기라. 내게 주어진 것은 얼마나 헤아릴 수
없이 크며, 나의 ‘희생’이란 얼마나 하찮은가.

222쪽
사람에 지쳐
외로움을 찾지만
채울 힘조차 없다.
힘의 벽이
다가와
빛의 파도 속에서
잠시 쉬다,
곧 산산조각 나서
썰물처럼 밀려가고
입술로부터
창백한 해변을 떠나
거품 속으로.

223쪽
겸손은 자기비하와 마찬가지로 자기과시와도 반대되는 태도다. 겸손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로서 현존하면
누구보다 더 낫지도 못하지도 않으며, 더 크지도 작지도 않다. 그러한 것.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모든 것과
하나인. 이런 의미에서 겸손은 자기소멸의 완성된 형태다.
겸손 속에서 자기를 비우고 무(無)가 되되 주어진 과업의 무게와 권위 전체를 몸소 구현하는 것, 이것이 부름받은
사람의 삶의 자세다. 사람들 앞에서, 일 앞에서, 시와 예술 앞에서 자신이 매개하는 것을 겸허하고 자유롭게
전달하고, 내면의 정체성과 맞닿은 것은 단순하고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삶. 칭찬과 비난, 성공과 역경의 바람은
이런 삶 위를 스쳐 지나갈 뿐, 그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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