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93729113 세우미
마음편지
(저자) 이형진
세우미 · 2026-09-30   148*210 ·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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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은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복지 현장 전문가가 6년간 매달 말일 띄운 다정한 안부


《마음 편지》는 안양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십수 년간 현장을 지켜온 이형진 관장이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약 6년간 매달 말일마다 직원과 지역 이웃, 지인 등 1,000여 명에게 전했던 월례 편지들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일 수 없게 되자, 저자는 과거 모바일 ‘편지 쓰는 날’을 떠올리며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단지 위기를 견뎌내기 위한 소통 창구로 시작했던 글쓰기는 시간이 흐르며 지친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네는 성찰의 기록이 되었다.
저자의 관장실 창 너머로 펼쳐진 수리산의 사계절 변화, 발달장애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과 울음, 현장 동료들의 묵묵한 헌신, 그리고 일상에서 발견한 참된 인간애의 가치가 담담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문장으로 펼쳐진다.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사람의 온기’와 ‘안부’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속도의 시대에 멈춰 서서 내면과 주변을 돌볼 수 있는 따스한 휴식을 선사한다.


출판사 서평

[서평] 속도의 시대에 던지는 멈춤과 시선의 성찰: 이형진의 《마음 편지》를 읽고
1. 단절의 시대, 편지로 쌓아 올린 영혼의 다리
우리는 효율과 성과, 그리고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받는 사회에서 가장 먼저 마모되고 소외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과 ‘관계’의 온기다. 더군다나 지난 수년간 인류를 덮쳤던 코로나19 팬데믹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강제하며 우리 삶의 기반이 얼마나 연약한지, 그리고 타인과의 대면이 끊겼을 때 인간이 얼마나 고립되기 쉬운 존재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형진의 《마음 편지》는 바로 그 단절과 불확실성의 한복판에서 시작된 고요하지만 강력한 저항의 기록이다. 복지관의 문이 잠기고 월례회의조차 열 수 없었던 2020년 어느 날, 저자는 매달 말일 직원들에게 모바일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당초 감염병 위기를 건너가기 위한 임시 소통 창구였던 글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인들과 지역 이웃 1,000여 명에게 배달되는 삶의 쉼터이자 영혼의 비타민이 되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이어진 이 편지들은 단순한 업무 소식지가 아니다. 수리산 자락의 계절 변화와 복지관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적들을 낚아채어 타인에게 건넨 ‘가장 다정한 안부’였다.

2. 수리산의 사계절이 가르쳐준 수용과 채움의 미학
저자의 글이 지닌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자연을 바라보는 깊고 따뜻한 시선에 있다. 저자의 관장실 창너머로 펼쳐진 수리산의 숲은 그 자체로 거대한 스승이자 성찰의 거울이다. 저자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산을 바라보며 인간 사회가 잊고 지내온 삶의 이치를 조용히 꺼내어 놓는다.

봄날 산자락에 피어나는 진달래를 보며 "인식의 한계는 곧 수용의 한계"임을 깨닫고, 타인의 미성숙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가 상대를 수용할 그릇이 되어 있는지를 자문한다. 미풍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잎을 뒤집는 은사시나무를 보며 이용인을 향한 ‘최선의 환대’를 다짐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미련 없이 잎을 비워내는 가을나무 앞에서 조직과 개인의 낡은 관습을 비워내야 할 당위성을 발견한다. 또한, 산사태를 막기 위해 가파른 비탈길의 흙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나무뿌리를 보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방역과 돌봄의 끈을 놓지 않는 직원들의 헌신을 오버랩시킨다.

자연에 대한 이러한 관찰은 한가로운 풍류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고단함과 복지 현장의 중압감을 온몸으로 견디며 퍼 올린 숭고한 지혜다. 저자는 숲이 서로 다른 수종과 잡목, 풀들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며 풍성해지듯, 우리 사회 역시 서로의 다름과 미완성을 허용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나직하지만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3. 복지(福祉)의 본질: 효율을 넘어 ‘사람을 끝까지 믿는 일’
사회복지 현장은 종종 수치화된 성과와 서류, 평가라는 행정적 틀로 재단되곤 한다. 그러나 14년간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끌어온 저자는 행정 서류가 담아내지 못하는 복지의 진짜 온도는 ‘사람을 대하는 관점’에서 결정된다고 단언한다.

책 속에는 발달장애 아이들이 언어 대신 쏟아내는 울음소리, 노점에서 양말을 팔아 모은 20만 원을 선뜻 복지관 이용자들의 음료수 값으로 건넨 노점상 누님의 손길, 25년 전 학교 밖 청소년으로 만나 마흔이 넘어서도 감사 편지를 보내온 제자의 구두 선물 등 가슴 먹먹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이들을 결코 시혜나 동전 한 닢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용인을 ‘서비스 대상자’를 넘어 친밀한 ‘연인’으로 바라보고자 애쓰며, 그들의 서툰 표현 속에서 삶의 위엄과 가능성을 읽어낸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절망의 터널 속에서도 "실망의 아쉬움보다 기대가 주는 희망이 우리를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든다"며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신뢰’를 일깨운다. 복지는 누군가를 불쌍히 여겨 돕는 기술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꽃피울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기다림과 동행’이라는 사실을 책 전체를 통해 증명해 내고 있다.

4.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신앙과 섬김의 실천
저자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신학과 사회복지를 접목하여 평생을 장애인 사역과 복지 현장에 바쳐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독교적 언어로 점철된 도그마적 설교가 아니다. 오히려 신앙의 본질인 ‘하나님 사랑과 사람 사랑’이 어떻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언어와 행위로 번역될 수 있는지를 우회적으로, 그러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다윗의 세 용사처럼 뒷산의 위험한 비닐을 제거하러 나선 직원들에게서 성경 속 헌신을 발견하고, 물처럼 흐르며 막히면 돌아가고 오해마저 품어 안는 원로 목사의 ‘물 목회‘에서 공동체의 리더십을 배운다.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관념에 머물지 않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손과 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고백은, 오늘날 말만 무성하고 행함이 빈곤한 종교인들에게 조용한 경종을 울린다. 신앙이란 거창한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눈을 쓸고, 허기진 직원에게 따뜻한 누룽지 한 그릇을 건네며, 소외된 이의 안부를 묻는 ‘작은 선택들의 누적’임을 깨닫게 한다.

5. 당신은 오늘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마음 편지》는 읽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압도하는 화려한 기교의 문장은 없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꾹꾹 눌러쓴 그의 담백한 문장들은 읽을수록 깊은 숭고함과 정서적 안식감을 안겨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차가웠던 마음의 온도가 1도쯤 올라가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사회복지사에게는 초심을 회복하게 하는 거울이요,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에게는 따스한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이며, 진정한 사랑의 실천을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삶의 지침서다. 저자가 던지는 마지막 질문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속에 울려 퍼진다.
"당신은 오늘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 책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버텨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가장 성실하고 따뜻한 위로의 편지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이형진
총신대학교 신학과에서 하나님 사랑과 사람 사랑이 기독교의 본질임을 발견하고, 밀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장애인 사역에 참여하였다. 밀알선교단과 밀알복지재단, 세계밀알에서 실무자로 사역하며, 야간에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사회복지와 신학을 공부하였으며,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사회복지 기관으로는 청솔종합사회복지관, 강남구가정복지센터, 도봉노인종합복지관, 만안종합사회복지관을 거쳐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14년 차 근무하고 있다.
그 외 (사단)전국노인복지협의회 사무국장, (재단)유엔세계노인의해 한국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사복)밀알복지재단 사무국장(겸), (사복)세석밀알 사무국장, 세석밀알 경기지부장(겸), 경기밀알선교단 단장으로 사역하였으며, 현재 경기도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목차

감사의 글 · 5

2020년 사방이 막혔을 때 위를 보는 마음
카이로스의 시간과 만남의 의미 · 20 | 보이지 않는 것들 · 22 | 감옥이거나 혹은 날개이거나 · 25 | 인식의 지평, 수용의 깊이 · 28 | 우리는 서로를 채워가는 미완의 존재들 · 31 | 우리가 기다리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 · 34 | 터널의 끝에서 심는 사과나무 · 37 | 연인 같은 복지관 · 40 | 마음의 기세까지 꺾일 수는 없다 · 43 | 행복은 곁에서 전염된다 · 46 | 나무가 잎을 비워내듯이 · 49 | 산을 움켜쥐는 나무뿌리처럼 · 52 | 나의 소중한 용사들이여 · 55

2021년 침묵속에 피어나는 향기
따뜻한 마음이 흐르는 복지관 · 60 |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 63 | 봄은 설렘으로 다가와 꽃을 피웁니다 · 65 | 내 한 몸이 꽃이면 온 세상이 봄이라네 · 67 | 평가는 성장을 위한 과정입니다 · 70 | 인생이라는 초행길, 그리고 동행 · 73 | 서로의 안부가 필요한 계절 · 75 | 은사시나무의 따뜻한 환대처럼 · 77 | 먼저 다가가는 복지를 꿈꾸며 · 80 | 어디에 피어도 모두 꽃입니다 · 82 | 당신의 걸음을 응원하는 레드 카펫 · 84

2022년 작은 언덕 같은 위로자
만남의 기쁨, 행복한 기다림 · 88 | 봄을 기다리는 간절함 · 90 | 만남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연주 · 93 | 소통, 마음을 이해하는 법 · 96 | 20만 원의 값어치 · 99 | 서로를 허용하기에 아름답습니다 · 101 | 13년 만의 휴가, 그 눈물의 의미 · 103 | 철이 든다는 것 · 105 | 보아야 보이는 것들 · 107 |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빛나는 헌신 · 110 | 우리 삶이 소풍처럼 설렐 수 있다면 · 113 | 먼저 안아주고, 먼저 울어주는 일 · 116

2023년 돕고 채워서 만드는 공평
작은 경험이 만든 큰 신뢰 · 122 | 가까운 관계일수록 필요한 조심성 · 125 | 기다림과 배려의 봄 · 128 | 숭고한 여정 · 131 | 눈길이 머무는 곳에 사랑이 있다 · 133 | 비가 낮은 곳을 채우는 이유 · 136 | 열대화 시대의 역설적인 위로 · 139 | 이별이 남긴 성숙의 길 · 142 |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 145 | 마음으로 보는 일, 관심(觀心) · 148 | 비워내고 멈추는 자리, 절제(節制) · 151 | 복(福), 입 하나에 밭 하나 · 154

2024년 좋은 기억으로 잊히지 않는 사람
불편을 넘어, 희망을 짓다 · 160 | 감사와 희망의 행진 · 163 | 좋은 기억으로 풍성해지는 삶 · 166 | 따뜻한 눈빛의 힘 · 170 | 상실, 그리고 맞잡은 손 · 173 | 도움은 부끄러움이 아닌 연결 · 176 | 여름을 건너는 징검다리 · 179 | 울음이 아닌 생명의 노래 · 182 |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어우러지는 복지관 · 184 | 기대를 넘어 감동으로 · 187 | 눈이 녹으면 새싹은 돋아난다 · 190 | 행복한 기억으로 물드는 새해 · 193

2025년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배경이 되는 사람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발과 손으로 · 198 | 버텨냄과 선택, 그리고 말 · 201 | 개나리처럼 배경이 되어 · 204 | 우렁각시의 사랑 · 207 | 손을 내미는 숲, 손을 내미는 사람 · 210 | 마음이 일합니다 · 213 |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 216 | 마음을 채운 선한 손길 · 219 | 긴 연휴 속 가려진 외로움 · 222 | 헌신으로 빛나는 1년 · 225 | 마당을 채운 다정한 만남들 · 228 | 예수 알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네 · 231

2026년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용기
사람을 쬐다 · 236 | 잎을 비워 햇빛에게 길을 열다 · 239 | 다름이 모여 꽃대궐을 이루다 · 242 | 페르소나 안으로 들어가서 · 245

책 속으로

우리는 대부분의 의미를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그리고 본인의 해석으로 만듭니다. 작은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짧은 만남이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만들기도 합니다. 같은 상황도 각자의 해석으로 각자에게 다른 의미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본인의 해석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아프기만 했던 기억도 해석에 따라 감사한 기억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만남으로 자란다’는 화두도 엄밀히 말하면, ‘인간은 만남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성숙의 깊이가 결정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p.21.

만약 나비 한 마리와 애벌레 열 마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지 다수결로 결정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열 마리의 애벌레가 정한 ‘진리’는 나비의 비상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이는 평생 애벌레의 좁은 시야에 갇혀 지내겠지만, 나와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수용하려 노력하는 이는 마침내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나는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p.26.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산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듯, 내 안에 가득한 더러운 생각들을 내뱉고 그 자리에 좋은 생각들로 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은 쉽지만, 좋은 생각으로 머리를 채우고, 다시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삶을 채우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나는, 무엇으로 머리와 삶을 채우려고 할까요? p.32.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미련 없이 잎을 떨어뜨립니다. 우리 또한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변화를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 포기해야 할 관습, 버려야 할 낡은 생각들을 찾아서 이제는 과감히 이별을 통보할 시간입니다. 나무가 잎을 비워내고 더 단단한 겨울을 준비하듯, 우리도 비움을 통해 더 깊은 결실을 준비하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p.50.

타인을 향해 손을 뻗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손을 잡는 데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지요. 주저함 없이 손을 뻗고 잡아주는 관계로 발전하려면, 서로를 잇는 ‘신뢰(라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뢰는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적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습니다. 모든 신뢰는 결국 ‘나’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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