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93325223 사자와어린양
일상의 틈새로 하늘을 보다
(저자) 주성학
사자와어린양 · 2026-09-14   120*188 ·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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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의 틈으로 바람이 지나듯,
금이 간 우리 삶에 은총이 드리운다!”

-삶의 틈새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일상의 은혜를 누리게 하는 묵상 시집

☆ 삶에 금이 간 사람들을 위한 책.
_강영안(한동대 석좌교수)

☆ 이렇게 좋은 책은 그냥 슬그머니 말없이 권해 주고 싶다.
_양의섭(시인, 왕십리중앙교회 원로목사)

☆ 캄캄한 하늘에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별들의 존재를 다시 기억하게 해주는 책.
_신충우(부산진교회 담임목사)

**

《일상의 틈새로 하늘을 보다》는 꽃과 나무, 제주의 돌담과 바람, 계절의 변화, 스쳐 지나가는 작은 생명과 사람의 인연 속에서 발견한 은총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묵상 시집이다.
신안의 섬소년으로 자라면서 자연의 작은 변화에도 마음을 기울였던 저자는 17년간 인도 선교사로 생활하며 다른 문화와 종교,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사람과 사물을 따뜻하고 깊이 바라보는 시선을 길렀다. 그리고 이제 제주에서 목회하며 평범한 일상 속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고 기록한다.
돌과 돌 사이의 작은 틈으로 거센 바람을 흘려보내며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제주 돌담처럼, 우리 삶에도 저마다의 틈새가 있다. 실패와 상처, 연약함과 결핍처럼 보이는 그 틈은 감추고 메워야 할 ‘흠’이 아니라, 은혜가 스며들고 하나님의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가 된다.
이 책은 삶에 금이 간 이들에게 그 틈을 서둘러 메우려 애쓰기보다, 틈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그 너머의 하늘을 바라보자고 조용히 말을 건넨다. 평범한 하루에서 감사를 발견하고, 사람을 통해 사랑을 배우며, 자연을 통해 창조주를 묵상하는 한 목회자의 따뜻한 신앙고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주성학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신안의 작은 섬에서 십 대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총회 파송 인도 선교사로 17년간 사역했다. ‘신전의 도시’ 칸치푸람에 코너스톤 목회자 아카데미(Cornerstone Pastoral Academy)를 세워 현지 목회자의 성장과 사역을 도왔으며, 첸나이 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인도 선교의 거점이 되는 믿음의 공동체로 세워 갔다. 현재는 제주온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면서, 종교와 문화, 인간의 삶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에서 공부했고, 인도 마드라스대학교(University of Madras)에서 비교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인도에 피는 이야기꽃》(예영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추천의 글

이 책은 삶에 금이 간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제주도의 돌담이 돌과 돌 사이의 틈으로 바람을 흘려보내며 오래 서 있듯, 사람도 삶에 틈이 있기에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감추느라 지친 분, 마음이 메말라 하늘을 올려다볼 힘조차 잃은 분이라면 이 책을 만나 보십시오. 저자의 따뜻한 시선은 삶에 생긴 틈을 고치려 하지 않고, 그 틈으로 스며드는 은혜를 함께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자신의 삶을 이전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_강영안 (한동대 석좌교수)

주성학 목사, 참 잘생긴 얼굴입니다. 맑고 밝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의 글에는 왠지 모를 애수가 깃들어 있습니다. 진한 눈물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제주의 돌담, 그 틈새에서 하늘을 보더니 아픔과 눈물이 배어들었나 봅니다.
보내 준 원고를 한 주간 묵혔습니다. 섣불리 읽고 글을 쓰기가 왠지 주저되었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단숨에 읽고, 인생과 목회의 틈새를 통해 밀려오는 감동과 눈물에 행복했습니다. 제주의 돌담 틈새에서 본 글들이 얼마나 곱고 예쁜지, 제주가 새삼 아름답게 보입니다. ‘무슨 긴말과 글이 필요할까….’ 이렇게 좋은 책은 그냥 슬그머니 말없이 권해 주고 싶습니다. 스쳐 가는 한 줌의 바람이 시원하게 전하는 청량감을 이 글을 읽으며 누리게 됩니다.
_양의섭 (시인, 왕십리중앙교회 원로목사)

목회 초년생 시절, 저에게 목회에 대해 하나하나 가르쳐 주신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 친구가 쓴 글이라며 간혹 책을 건네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낸 보석 같은 깨달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곁에 저런 친구가 있어서 목사님은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주성학 목사님의 책 《일상의 틈새로 하늘을 보다》를 읽으며, “내 곁에 이런 친구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캄캄한 하늘에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별들의 존재를 다시 기억하게 해준 주성학 목사님, “참 고맙습니다.”
_신충우 (부산진교회 담임목사)

목차

1부 사람(People)
2부 땅(Creation)
3부 하늘(The Creator)

책 속으로

<틈새>

돌담 사이로
바람 지날 틈이 있어야
세월을 버텨낸다.
삶에 틈을 내는 것은
흠이 아니라
지혜이다.

**

<그리스도의 식탁>

유기농 귤 농사를 짓는 집사님이
직접 착즙한 귤즙을 교회 냉장고에 넣고 계셨다.
원액의 황금빛 귤즙이 냉장고 안에서 반짝였다.
“집사님, 주스를 왜 이렇게 많이 만드셨어요?”
집사님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올여름에 예배 끝나고 교회 식구들하고 같이 마시게요.”
칠순이 다된 집사님의 굵은 손마디가 눈에 들어왔다.
‘아! 저 손으로 제주의 땅을 일구고,
귤나무를 돌보고
우리 온교회 식구들을 품으시는구나….’
귤 마흔 개는 족히 짜야
이 리터들이 병 하나를 채울 수 있다고 하는데,
수십 개의 병을 채우기 위해 귤을 까고
착즙기로 즙을 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마치 수행하듯 해냈을 것이다.

우리는 성도의 땀이 섞인 음료를 마시고,
성도의 삶이 녹아든 밥을 먹으며 주일을 보낸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가 우리 영혼의 양식이 되듯
온교회에 모이는 예배자들은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성도의 수고와 사랑을
함께 먹고 마신다.
냉장고 안의 귤즙을 통해
우리는 신앙을 관념이 아닌 삶으로 마주한다.

**

<대정읍성(城)>

대정읍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돌, 작은 돌,
네모난 돌, 제멋대로 생긴 돌….
생김새는 제각각이지만
어우러져 한 몸을 이루고 있다.

크다고 과시하지 않고
작다고 주눅 들지 않으며
각자 제자리에서
상대를 잡아주고
빈틈은 메우며
서로의 무게를 버텨낸다.
기우뚱한 몸을 기대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다.
애기 손바닥만 한 돌멩이도
저 큰 성벽의 틈새를 메우니 쓰임새가 있다.
큰 돌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더 많은 무게를 버텨내며
안정감과 균형을 유지한다.

둘쑥이 있으면 날쑥이 채우고,
날쑥이 있으면 들쑥으로 메꾸면서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연결되고
하나이지만 각각의 멋으로 존재한다.
대정읍성을 마주하고 서서
교회의 존재방식을 떠올려본다.

**

<둥지>

죽은 소나무 위에 튼 빈 둥지를 보았다.
나무가 죽어서 새가 떠났을까?
아니면 새가 떠나자 나무가 죽었을까?

주인이 떠난 빈 둥지는
탐라의 흔들바람에도 위태롭게 휘청거린다.
아직은 괜찮아 보이지만,
작은 나뭇가지가 삐져나오고
이겨 붙인 진흙이 흘러내리다 보면
언젠가 우수수 쏟아져 내리리라.

소나무와 둥지의 모습을 보며
오늘의 한국 교회를 떠올렸다.
뿌리와 줄기가 견고하고
푸른 잎 성성하다면
손짓하지 않아도 새들이 몰려와
이 가지 저 가지에 둥지를 틀 것이다.

그러나
뿌리가 죽으면
가지에 매달린 둥지도 함께 죽는다.
나무가 생명의 기운을 잃으면
새들이 먼저 알고 둥지를 떠나기 때문이다.

**

<기도를 배우다>

교인의 귤농장을 방문하면
귤나무를 바라보며 기도한다.
귤나무가 제때 꽃피고
병충해를 이겨내어
맛 좋은 열매를 맺도록.
그리고 저 귤을 먹는 소비자는 기쁘고
귤을 재배하는 교인은 수입이 늘어
수고하는 보람을 누리기를.

블루베리농장에 가면
블루베리나무를 붙잡고 기도하고,
단호박밭에 가면
호박꽃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추수 때가 된 보리밭을 지날 때면
수확할 때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콤바인이 고장 났다고 하면
제때 고쳐 작업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평생 해본 적이 없는 기도를
매일같이 배우고 드리다보면
일상이 기도 언어로 가득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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