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91170833512 복있는사람
잔인한 자비 (다시 읽는, 복 있는 사람 5)
[원제] A Severe Mercy
(저자) 쉘던 베너컨 / 김동완
복있는사람 · 2026-10-08   135*208 · 3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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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마저 품어낸 숭고한 사랑과 회심의 이야기,
그 여정을 함께한 C. S. 루이스의 우정의 편지 18편”
― 전미 도서상 수상작이자 50만 독자의 삶을 변화시킨 영적 고전
― 다시 읽는, 복 있는 사람 05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
회심과 상실, 기쁨과 슬픔,

그 모든 순간을 관통하는
‘잔인한 자비’의 빛 아래서
써 내려간 한 영혼의 기록


“당신 아내의 위중을 알리는 편지 이후로는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부탁한 대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만 아니라 한밤에도 문득문득 깨어 당신들을 생각하며 하나님 앞으로 갔습니다.……당신들 둘을 몹시 좋아했습니다. 젊은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 보낸 일이 없습니다.
영원한 봄은 허락되지 않습니다.……당신은 ‘잔인한 자비’를 받은 것입니다.……결국 그렇게 해서야 당신은 우리에서 다시 우리와 하나님에 이르렀습니다.……당신은 계속 가야 합니다.”
― 당신의 C. S. 루이스


쉘던 베너컨의 『잔인한 자비』는 통상적인 러브 스토리나 신앙 고백의 경계를 넘어선다. 한 젊은 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자 그리스도를 향한 온전한 회심의 기록이며, 죽음과 이별과 애도의 시간을 정면으로 통과한 한 영혼의 자전적 고백이다. 저자 스스로 “사랑 자체에 대한 영혼의 자서전”이라 부른 이 책은, 세상 어떤 힘도 침범할 수 없는 둘만의 견고한 연대, 이른바 ‘빛의 성채’를 쌓아 올린 강렬하고도 이교도적인 사랑의 탄생에서 시작된다.

이 성채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것은 옥스퍼드 유학 시절 C. S. 루이스를 만나면서부터였다. 루이스와의 우정과 편지를 통해 부부는 기독교 신앙으로 인도되고, 하나님을 향한 헌신은 서로를 향한 사랑만큼이나 깊어진다. 그러나 곧 아내 데이비스가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할 수 없는 상실 앞에 홀로 남은 저자는 고통의 시간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마주한 끝에, 죽음처럼 잔인하면서도 사랑처럼 자비로운 ‘잔인한 자비’의 참뜻을 깨닫는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꼽히는 C. S. 루이스가 쓴 18편의 편지가 수록된 이 책은, 신앙을 둘러싼 보편적 질문과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서정적이면서도 진지하게 담아낸다. 눈부신 기쁨과 슬픔의 순간 모두에서 우리를 마침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영적 힘을 보여줄 뿐 아니라, 신앙의 유무를 떠나 삶과 사랑의 진실을 마주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쉘던 베너컨 Sheldon Vanauken
미국 인디애나주 오번에서 태어나 워배시 대학을 졸업하고 예일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사랑과 아름다움, 지성에 심취하며 삶의 영원한 봄날을 꿈꾸던 젊은 날, 옥스퍼드에서 C. S. 루이스를 만나 신앙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회심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린치버그 대학에서 역사학과 영문학을 가르치며 활발히 교수생활을 이어가던 사십대 초, 영혼의 짝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아내 진 데이비스와 사별한다. 이 책 『잔인한 자비』는 그로부터 22년 뒤, 상실의 고통이 치유되고 지난 삶을 영적인 시선으로 담담히 돌아보게 되었을 때 기록한 자전적 이야기다. 이 책이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하는 까닭은, 그 사랑이 지상에서 영원으로 승화되어 마침내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에 닿아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77년 출간 이후, 삶의 가혹한 현실 앞에 절망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치유를 선사했다. 쉘던은 아내를 떠나보낸 뒤 재혼하지 않은 채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여든둘의 나이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내와 C. S. 루이스가 있는 영원한 안식처로 돌아갔다. 저서로는 Gateway to Heaven, Under the Mercy 등이 있다.

옮긴이 ┃ 김동완
신학과 불문학을 전공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도의 골짜기』『하나님께 더 가까이』『메튜 헨리 기도』『고백』『영혼의 추적자』『회개』『경건』『회복』(복 있는 사람) 등이 있다.

추천의 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 책은 바로 그런 당신을 위한 책이다.
_「크리스채너티 투데이」

이 책에 담긴 인간적 깊이와 감동은 짧은 논평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다.
_ 「워싱턴 포스트」

믿을 수 없을 만큼 드라마틱하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애절한 이야기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목차

작가의 말

1. 서막 | 글렌멀 귀향
2. 빛의 성채 | 이교도의 사랑
3. 나무 그림자
4. 빛과 만나다
5. 당신은 영광의 왕
6. 깨어진 성채
7. 죽음처럼 내리는 눈
8. 슬픔의 길
9. 잔인한 자비
10. 에필로그 | 두 번째 죽음

후기
C. S. 루이스 서신 출전

책 속으로

72쪽
해가 올라와서 우리의 몸이 따뜻해질 때쯤이면 도보 산책은 특히 느긋하고 여유로워서, 우리는 자주 발걸음을 멈추고 시골농부나 아낙들과 담소를 나누었다. 이따금씩 그들은 우리를 불러들여 갓 짜낸 우유를 대접하곤 했다. 어떤 때는 걷다가 담장 위에 걸터앉아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먹으며 이야기하거나 그저 평화로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 머지않아 우리의 삶도 그럴 테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는 오래 걸으며 담장에 걸터앉는 시간이 없다는 슬픔과 그 각박한 현실을 우리는 자주 이야기했다. 양이나 젖소들처럼 “가만히 서서 한 곳을 오래도록 응시할” 시간이 없다면 불쌍한 인생이라는 W. H. 데이비스(W. H. Davies)의 시를 거론하며 우리는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씩 일에서 놓여나 하루를 쉰다 해도 우리는 기뻐할 줄 모른다. 하루뿐인 휴일로는 너무 빠듯해서 담장에 앉아 ‘낭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우리는 한유롭고 고요한 인생을 누릴 수 있으며, 가만히 서서 한 곳을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는가?
_‘2. 빛의 성채 | 이교도의 사랑’

125-126쪽
“나도 사실 우리가 좀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어. 아! C. S. 루이스 책도 사왔네. 테드 일행이 늘 말하던 사람인데. 이 사람 누구야?”
“교수야. 옥스퍼드 모들린 대학에서 가르쳐. 이 책에 나와 있어. 신학책은 아니고 문학책인데, 대단히 화려한 거 같아. 이 사람이 어떤 철학자하고 토론한 부분을 내가 읽어 봤는데, 나는 우선 이 책을 읽을 거야, 『기적』.”
“좋아. 그럼 나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읽을게.
그리고 바꿔 보자. 메리 앤하고 루하고 다들 좋아하겠지?”
“그러겠지. 하지만 데이비, 우리는 지금 기독교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정도야. 너무 흥분하지 말자구. 기독교에 대한 반론도 엄청나게 많아.”
“그래! 나도 사실 기독교가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러다가 우리가 기독교는 정말 진짜라고 결론 내리게 되면, 그때는 어떡할 거야?”
“글쎄, 잘 모르겠는데. 누구나 어떤 것의 의미를 알고 싶어 하지. 그것은 좋아. 그런데 기독교가 진짜라면 우리는 교회에 나가야 할 거야. 어쩌면 기도까지도 하겠지. 어쨌든 세상 모든 사물의 의미와 목적을 알아서 나쁠 건 없어, 교회에 나가게 되든 말든. 하지만 기독교가 진짜일 리가 있겠어? 거대한 우주를 생각해 봐. 그 안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행성들이 있어. 지구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고, 기독교는 지구의 종교, 그것도 지구의 뭇 종교들 중 하나에 불과한데 어떻게 진리가 될 수 있어? 기독교는 시초부터 자격미달이야. 너무 작아!”
_‘4. 빛과 만나다’

139-140쪽
C. S. 루이스로부터 (2)
‘믿기 위해서는 반드시 믿음이 필요하고 믿음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믿어야 한다’는 모순은 엘레아 학파의 운동 불가능성 논증과 동급에 속합니다. 이런 종류의 논증은 많습니다. 수영을 하려면 물에 떠야 하고 물에 뜨려면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예 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의지의 행위에서 의지 자체가 발생하는 최초 시점은 자발적입니까 비자발적입니까? 자발적이라면 그 전부터 이미 의지는 작동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은 최초 시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비자발적이라면,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저절로 의지가 작동했다면, (최초의 순간에 결정된) 의지는 그 후로도 계속 비자발적인 상태로 지속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영을 하고 잠자리에서 일어납니다.
_‘4. 빛과 만나다’

297쪽
그러나 인도하심은 없었고, 하나님은 너무 멀어 보였다. 데이비 없는 세상은 여전히 허전했으며, 하나님조차 이제는 뒤로 물러나 있는 듯했다. 쓸쓸함은 깊어만 갔다. 하나님이시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사랑이나 그 비슷한 것들이 도무지 눈에 띄지 않았다. 잠 못 들어 아침이 가까운 시각에, 우주는 이제 하나님도 없고 데이비도 없는 절대 공허라는 느낌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들었다. “좋아.” 나는 중얼거렸다. “하나님은 없어도 돼. 이 구질구질한 것을 더 이상 안 믿는다. 다 거짓말이야. 나는 완전히 속았어.” 나는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나님은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하나님이 거부가 안 되었다. 그럴 수 없었다. 이유는 지금도 설명하지 못한다. 제아무리 힘을 써서 밀어도 꿈쩍 않는 바위가 있다. 이게 안 되는 거구나. 그런 식으로 나는 기독교를 거부할 수 없음을 알았다. 갑자기 엄청난 사랑이나 믿음이 밀려들어 온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그렇게 됐을 뿐이다. 거부할 수 없었다.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_‘8. 슬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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