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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상 (2026년 6월호)

대한기독교서회 · 2026-06-01   153*222 ·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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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특집 정치와 종교의 경계에서

극우 개신교 세력의 정치 동원과 신천지·통일교 논란, 그리고 이를 계기로 등장한 이른바 ‘정교유착 방지 법안’은 오늘 한국 사회에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종교와 정치는 어디까지 관계 맺을 수 있으며, 국가는 종교를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헌법이 말하는 ‘정교분리’란 무엇인가.
이번 특집의 세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지점에 주목한다. 최형묵은 정치권력에 기대려는 종교의 욕망과 왜곡된 신앙을 비판하면서도 법안의 문제의식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정종휴는 해당 법안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오해한 채 행정권의 과도한 개입을 허용하는 위험한 입법이라고 비판한다. 한승훈은 논쟁의 핵심에 ‘정교분리’ 개념 자체에 대한 혼란이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국가의 종교 개입을 막는 헌법적 원칙과 종교의 정치화 문제를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 글은 서로 다른 입장 속에서도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위험한 결탁이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이번 특집은 ‘정교분리’라는 익숙한 말의 의미를 다시 묻고,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함께 성찰해 보려는 시도이다.

특집 요약

1. 무너진 경계와 왜곡된 신앙: 정교유착 방지 법안의 정당성과 한계_최형묵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최근 극우 개신교 세력과 신천지·통일교 등의 정치 개입 사태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의 경계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짚는다. 그는 정교분리 원칙이 단순히 정치와 종교의 단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민주적 공동선을 위해 책임 있게 관계 맺는 원리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의된 이른바 ‘정교유착 방지 법안’에 대해서는 그 문제의식과 취지 자체는 정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행정권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해 종교의 자유와 자율성을 침해할 위험이 있고 특정 사안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점에서 균형과 정교함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결국 그는 정치권력에 기대려는 종교의 욕망을 경계하며, 단순한 법적 규제 강화보다 정치와 종교 모두가 민주주의의 규범과 책임을 회복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 정교분리 원칙과 정교유착 방지 법안, 어떻게 보아야 하나_정종휴

정종휴 명예교수(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이른바 ‘정교유착 방지법’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오해한 데서 출발했다고 비판하며, 헌법이 말하는 정교분리는 종교의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뜻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개정안이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을 문제 삼으며 행정부의 조사·감독·해산 권한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모호한 기준으로 법인 해산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종교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는 민법의 기본 원리를 흔들고 행정권 남용 가능성을 키우는 ‘사건 대응형 입법’이라고 비판한다. 다만 종교단체의 반사회적·위법 행위에 대한 규율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 방식은 성급한 민법 개정이 아니라 엄격한 사법적 판단과 별도의 특별법 체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3. 정교분리의 두 가지 의미_한승훈

한승훈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종교학 전공)는 이번 ‘정교유착 방지법’ 논란의 핵심이 헌법상 ‘정교분리’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정교분리를 “종교의 정치 불개입”으로 이해하지만, 제헌헌법 당시의 본래 취지는 국가가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종교인의 정치 참여 자체를 곧바로 정교분리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다만 그는 오늘날의 문제를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유착’에서 찾는다. 종교 지도자가 신앙적 권위를 이용해 신자들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치권력과 거래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교유착을 제한하려는 입법 취지 자체는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규제의 초점은 종교의 자유 억압이 아니라 시민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권력 결탁을 막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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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할 만한 글 – 김상덕, “정의를 회복하고 화해를 상상하는 사진”
전두환과 노태우가 죄수복 차림으로 법정에 함께 서 있는 사진은 ‘정의의 승리’처럼 보인다. 그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니, 그것으로 끝인가? 게다가 그 사법적 판단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면되기까지 했는데? 김상덕 박사는 끝내 사과하지 않은 권력, 치유되지 못한 피해자들의 시간을 함께 응시한다. 그는 “처벌만으로 정의는 완성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응보적 정의를 넘어 피해자의 회복과 공동체의 화해를 향한 ‘회복적 정의’의 가능성을 깊게 탐색한다. 공개석상에서 무릎을 꿇고 국가권력의 잘못을 인정한 독일 총리의 사죄, 그리고 5·18 기념행사에서 유가족을 끌어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은 법정 판결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정의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목차

권두언 힘 있는 평화, 승리하는 평화를 / 박종화

특집 – 정치와 종교의 경계에서
· 무너진 경계와 왜곡된 신앙: 정교유착 방지 법안의 정당성과 한계 / 최형묵
· 정교분리 원칙과 정교유착 방지 법안,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정종휴
· 정교분리의 두 가지 의미 / 한승훈

교회와 현장
· [청년 그리스도인, 현장을 말하다] 길 위에서 만난 그리스도 / 나선진
· [초고령사회와 노년 문제 03] 신노년 시대에 늙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 박충구

성서와 설교
· [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 10] 가장 귀중한 선 / 구미정
· [고전과 함께 성서 읽기 10] 천연두 명의(名醫)가 된 유상(柳瑺)의 한 뼘 / 유광수

문화, 역사, 신학
· [사진과 평화 09] 정의를 회복하고 화해를 상상하는 사진 / 김상덕
· [교회가 침묵하면, 돌들이 평화를 외친다 06] 그때에는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 임영섭
· [조선 문화와 성서의 맥락 05] 고백의 언어, ‘보좌’(寶座)와 ‘면류관’(冕旒冠) / 서신혜
· [유교와 기독교 Ⅱ 04] 유교의 서(恕)와 기독교의 황금률 / 양명수
· [나의 박사 논문을 말한다] 테오리아, 테우르기아, 그리고 고백자 막시모스의 예배 신학 / 우경윤

책마당
· 『헬라어의 시간』
언어의 숲에서 바라본 신약 시대의 풍경 / 김규섭
· 『요나서가 묻는 질문 17』
질문이라는 열쇠 / 한희철
· 『기독교×대중문화 3.0』
대화, 통역, 해석하는 공동체 / 오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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